연결재무제표는 지배회사(모회사)와 종속회사(자회사)의 사업실적을 하나로 묶어서 만든(연결시켜) 재무제표이다. 지배·종속은 지분율 50%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A사가 B사 주식을 50% 이상 갖고 있다면 A사(지배회사)가 B사(종속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A사는 B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를 만들어야 한다.
연결재무제표는 과정이 복잡하지만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종속회사의 자산 부채 등을 지배회사에 합친 후 내부거래를 제거하고 종속회사에 대한 외부 지분을 자본의 비지배지분으로 표시하면 된다. 그 다음 유가증권 등을 시가로 평가해 당기순이익이 아닌 자본의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한다.
다음 A, B사의 사례를 통해 작성원리를 구체적으로 알아 보자
(1) A사가 농산물 수입 판매를 목적으로 100억원을 출자받아 설립되다. (2 )A사는 장난감 수입 판매회사인 K와 공동으로 각각 20억원(80%), 5억원(20%)을 출자해 판매법인 B회사(자본금 25억원)를 설립하다. (3) A사는 농산품 70억원어치를 수입해 B사에 100억원에 외상 판매하다. (4) B사는 출자금으로 들어온 현금 25억원을 주식(투자유가증권)에 투자하다. (5) B사는 농산품을 외부에 판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말을 맞다.
위 사례에서 A사와 B사의 개별재무상태표는 각각 아래와 같다. 이를 바탕으로 A사는 연결재무제표를 다음과 같이 작성한다.
개별재무제표에서 연결재무제표로의 이동
첫째 A사 개별재무상태표의 자회사 주식 20억원을 삭제하고 대신 B사의 자산(125억원)과 부채(100억원)를 A사의 자산과 부채에 합친다. 이때 B사의 순자산(자산-부채)은 25억원으로 A사 자산에서 삭제된 자회사 주식가격(20억원)보다 많다. 이 차이는 K의 지분이므로 자본의 비지배지분(5억원)으로 표시한다(ⓑ).
둘째 내부거래를 제거한다. A사가 B사에 판매한 농산물은 외부에 판매되지 않았으므로 ③거래는 모두 삭제한다. 즉 A사의 매출채권 100억원, B사의 매입채무 100억원, A사의 당기순이익 30억원을 삭제하고 B사의 상품 100억원을 70억원으로 줄인다.
셋째 공정가치 평가다. 만일 B사의 투자유가증권 25억원어치가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연말에 30억원으로 올랐다면 투자유가증권을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리면서(ⓐ) 자본의 기타포괄손익누계에 5억원을 반영한다(ⓒ). 이를 정리하면 <표3>과 같은 연결재무상태표가 된다. 연결재무상태표의 비지배지분 5억원은 K의 지분, 기타포괄손익 5억원은 실현되지 않은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이다. 물론 100% 자회사라면 비지배지분은 나타나지 않는다.
연결순이익은?
사정이 바뀌어 B사가 A사로부터 매입한 상품 100억원어치를 120억원에 모두 팔았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물론 내부거래③은 모두 제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B사는 자산이 12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을 20억원 올리게 된다. 결국 A사는 종속회사인 B사와 함께 농산물을 70억원에 수입해서 120억원에 판매했으므로 총 50억원의 이익을 남기게 된다. 물론 50억원 중 4억원(20억원의 20%)은 외부 투자자인 K의 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이 21일(현지시각) 경기부양을 위해 이름도 생소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미국에서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 시절 처음 시행된 후 50년 만에 다시 동원된 공개시장조작 수단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동시에 단기 채권을 파는 식으로 시중금리를 조절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론적으로, 중앙은행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면 시중의 장기금리가 낮아지고, 단기 채권을 팔면 단기 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생긴다.
원래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초단기 단기 금리를 조절해 시차를 두고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식이다.
예컨대, 경기가 어려우면 중앙은행이 초단기 금리의 운용 목표를 낮추고, 이에 맞춰 단기 자금시장에서 채권을 매입(유동성 공급)해 궁극적으로 장기 금리도 끌어내리는 식이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경기가 호전되면 장기 금리는 점차 상승곡선을 타게 된다.
이에 비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장기금리를 끌어내리고 단기금리는 올리는 방식이다.전통적인 금리조절 방식과는 정반대로, 장·단기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뒤집어 놓기 때문에 `트위스트'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다.
50년 전 이 조치가 취해질 당시 `트위스트' 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후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런 조처를 한 것은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지 않고 장기금리를 낮춤으로써, 인플레이션의 유발없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가계의 주택구입 의욕을 자극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동시에 단기 채권을 팔면 연준의 보유채권 구성만 변할 뿐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에는 변화가 없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2차례 동원한 `양적완화' 조치는 국채를 직접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이런 비판에서 한결 자유롭다.
그러나 장기금리의 인하로 기업투자 활성화와 부동산 시장 부양을 꾀하겠다는 연준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만만찮다.
현재 기업이 투자를 회피하고 가계가 주택구입을 꺼리는 이유는 금리가 높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장기실업 사태와 이로 인한 내수의 침체, 증폭된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투자심리의 위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마당에 장기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가계가 지갑을 열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로 금융회사들 간에 신용경색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도 단기 금리를 움직여 장기 금리를 낮추는 기존의 공개시장조작에 의존하기 어렵게 된 것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는 고육책을 쓰게 된 배경으로 여겨진다.
50년 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경기회복에 기여했는지에 관해서는 훗날 학자들간에 의견이 엇갈렸다. 두번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이름 그대로 미국 경제에 신나는 춤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인가구 가운데 20대의 경우 23.5%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60대의 24.7%와 70세 이상은 45.7%가 공적 지원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2015년 51.2%보다 늘어난 57.0%로 나타났다. 특히 20대(78.0%)와 30대(67.9%) 등 젊은 연령층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당사자 중심 결혼을 43.8%, 가족 중심 장례를 48.8%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 연령대에서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나도 혼자 산다…세집 중 한곳 `1인가구`
2020년 가족실태조사
10년전 비해 비중 두배로 늘어 1인가구 61%는 50대이상 고령
박승철 기자
기사 입력 2021년 5월 30일 17:48
기사 수정 2021년 5월 30일 19:45
1인 가구 비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세대일수록 비혼, 무자녀 가구 찬성 비율이 높아 가족 구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가 30일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는 30.4%로 2010년(15.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인 가구 가운데 50대 이상 고령층이 61.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인 이하 가구도 전체의 62.1%를 차지해 1~2인 가구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31.7%로 2010년 48.4%, 2015년 44.2%에 비해 크게 줄었다. 평균 가구원 수도 2.3명으로 2015년 2.8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1인 가구에 경제적 취약계층이 다수 포진하고 있었다. 월 소득 50만원 미만은 7.9%, 50만~100만원은 25.2%, 100만~200만원은 25.0%로 나타났다.
1인 가구 가운데 생활비를 본인이 마련한다는 비율이 69.5%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경우 23.5%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60대의 24.7%와 70세 이상은 45.7%가 공적 지원을 받고 있다.
1인 가구 생계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는 주거비(35.7%) 식비(30.7%) 의료비(22.7%)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은 20~50대에서 비교적 높고 식비 부담은 20대 이하, 의료비 부담은 60대 이상에서 비교적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대는 비혼 독신에 대해 53%가 동의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결혼 후 무자녀(52.5%)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동의 입장을 보였다.
비혼 동거에 대해서도 20대의 절반에 가까운 46.6%가 동의했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서는 비혼 동거에 26.0%가 동의해 2015년 21.1%보다 약 5%포인트 증가했다. 결혼 후 무자녀에 대해서도 2015년(21.3%)에 비해 7%포인트 늘어난 28.3%가 동의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가족부 의뢰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통계청이 지난해 9월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원에 의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5년마다 시행되다 지난해부터 조사 주기가 3년으로 단축되면서 다음 조사는 2023년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1인 가구의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정책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주거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연령과 관련 없이 아주 많은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관련 부처와 계속 협의해 주거 지원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령 어르신 60% "생활비 내가 벌어 쓴다"
1만997가구 조사해보니
결혼·장례문화 인식 간소해져 10명중 6명 "가족중심 바람직"
20대 절반 "결혼 생각 없다"
30일 여성가족부의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2015년 51.2%보다 늘어난 57.0%로 나타났다. 특히 20대(78.0%)와 30대(67.9%) 등 젊은 연령층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사 노동 수행에 있어서는 불평등한 성역할 분담 행태가 여전했다. 가정 내에서 가사 노동을 아내가 하는 비율은 70.5%, 자녀 양육 및 교육을 아내가 하는 비율도 57.9%였다.
특히 자녀 돌봄과 관련해 '준비물 챙기기'(83%), '일상생활 돌봄'(83%), '자녀 학습 관리'(74.9%)에서 여성 전담 비율이 높았다. 반면 29세 이하 부부에서는 가사 노동을 부부가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56.4%, 자녀 양육 및 교육을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은 49.2%로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가사와 자녀 양육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의례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었다. 결혼식을 당사자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3%가 동의했고 장례식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58.9%가 동의했다. 특히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당사자 중심 결혼을 43.8%, 가족 중심 장례를 48.8%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 연령대에서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가부장적 가족 호칭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20~40대 절반 이상이 동의한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27%만 동의했다.
조사 결과 20대의 경우 비혼 독신에 대해 53%가 동의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결혼 후 무자녀(52.5%)에도 절반 이상이 동의 입장을 보였다. 비혼 동거 역시 20대의 절반에 가까운 46.6%가 동의했다.
한편 고령 부모에 대해 자녀가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자녀에게 부모님 생활비 마련 방법을 조사한 결과 '부모님 스스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61.4%로 2015년(41.6%) 대비 19.8%포인트 증가했다. 경제적 부양은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층의 자녀와의 관계 만족 비율은 63.2%로 높은 편이었다.
청소년 자녀와 부모 간 관계도 비교적 원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응답자 가운데 67.4%가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해 2015년 대비 5.7%포인트 늘었다. 청소년 자녀 중 부모와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65.6%, 어머니와의 관계가 79.6%였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에 맞는 가족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채권시장 등에서 채권을 팔아 유동성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시장금리에 영향을 준다. 이런 정책수단을 공개시장조작이라고 한다. 2008년글로벌금융위기가 일어나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채권시장에서 장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달러를 공급하는 한편 장기채권금리를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통화정책 수행의 대표적인 예다.
공개시장조작은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주로 활용하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공개시장조작은 지급준비정책이나 신용정책 등 다른 통화정책 수단에 비해 규모와 시기를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책목표를 정밀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금융거래의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가장 시장친화적인 정책수단이다.
나라마다 경제 규모와 구조가 다르듯 각국의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수행하는 목적이나 방식도 각기 다르다.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자 장기 국채 및 MBS를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형태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장·단기금리를 낮게 유지하려 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콜(Call) 금리 등 초단기금리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기준금리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통화안정증권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및 통화안정계정 예치 등을 통해 주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의 공개시장조작을 실행하고 있다.
한은이 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최근 2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외화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상황에 놓여 있다. 유입된 외화가 원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원화가 계속 공급됐고 이렇게 늘어난 원화는 우리 경제, 특히 단기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많아졌다.
개인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많을수록 좋지만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돈, 즉 유동성이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자.
단기금융시장은금융기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일시적인자금과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만기가 짧은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하루짜리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콜시장이 대표적이다. 유동성(돈)이 풍부하면 콜시장에서는 자금을 빌리려는 금융기관보다는 빌려주고자 하는 금융기관이 많아진다. 즉 콜자금의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기 때문에 콜자금의 가격인 콜금리는 내려간다. 반대로 유동성이 부족하면 자금을 빌리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므로 콜금리는 오른다. 만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지속되면 콜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계속 밑돌게 되고 이는 양도성예금(CD)금리, 기관 간 RP금리 등 다른 단기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나아가 이와 같은 단기금리의 전반적인 하락은 장기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기준금리 결정을 통해 물가안정 및 금융안정을 이루고자 하는 한은의 통화정책이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한은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 파급 경로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인 초단기금리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기준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은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단기자금이 크게 남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유동성을 조절해 콜금리가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시장금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지난 8월 14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하루짜리 콜금리는 0.25% 포인트 하락했으며 다른 단기금리도 비슷한 수준만큼 내려갔다. 이처럼 단기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즉각 반응한 것은 한은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콜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금융시장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콜금리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발행규모 축소, RP 매입 등과 같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할 것이다. 이 경우 단기자금의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많아져 콜금리를 비롯한 단기금리가 하락하게 된다. 한은은 콜금리가 기준금리인 2.25%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다.
한은이 공개시장조작을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과연 유동성이 얼마나 공급되는지, 단기자금의 수요는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유동성이 풍부한데도 이를 잘못 판단해 오히려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반대로 유동성이 부족한데도 흡수한다면 콜금리 등 단기금리가 크게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등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확대될 것이다. 유동성의 변동 요인에는 정부의 세출입과 같은 단기적 요인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따른 유동성 공급 등과 같은 장기적 요인이 섞여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이면 그 크기만큼 민간 부문에서 정부로 자금이 이동하므로 민간 부문의 유동성이 줄어든다. 반대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발생할 경우 민간 부문의 유동성은 증가한다. 이런 유동성의 흐름을 정확하게 전망하고 유동성 조절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공개시장조작의 핵심이다.
더불어 공개시장조작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시장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한은이 수행하는 공개시장조작의 규모 및 시기에 내재돼 있는 유동성 흐름에 대한 전망 및 정책 의도를 금융시장 참가자와 적절한 수준에서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금융시장 참가자의 기대를 형성해 나가야 금융시장의 불필요한 변동성을 줄이고 정책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끝나가고 있다. 양적완화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에 대규모로 들어온 외국인투자자금과 수백조 원으로 추정되는 단기자금의 향방이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모습을 그려 나갈 것이다.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고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정확하고 통찰력 있는 공개시장조작을 수행하고 금융시장과의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