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불황을 읽는 방법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반도체 시장을 예측

한다는 것: 올해 모건스탠리가 “Memory, winter is coming”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많은 시장조사기관들이 반도체 불황을 언급했고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모건스탠리는 수정 보고서를 배포하며 예상이 틀렸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시장을 예측하는 일은 개인이나 대형 기관이나 매우 어렵습니다.

 

반도체 시장 예측의 기본 구조

그러나 코로나 사태처럼 예측불가한 이벤트를 제외한다면 인과 관계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인과 관계는 아래 도표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반도체 산업 사이클은 호황과 불황이 교차로 발생하는 원의 형태입니다. 원 형태의 순환구조를 시계열로 표현하고 현재 위치를 표시하면 자연스레 다음에 오게 될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도체 시장을 예측하는 기본 구조입니다.

반도체 경기와 수요의 상관 관계가 깨졌다

반도체 수요를 전적으로 컴퓨터에 의존하던 과거엔 기업들의 PC 교체 주기 등 수요에 의해 반도체 경기가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휴대폰,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제품에 반도체가 사용됨에 따라 수요가 이전보다 훨씬 풍부해졌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이제 더이상 수요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까지도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해 나타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인 디램의 메모리 수요 증가를 나타내는 비트 그로스(Bit Growth)는 7년째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수요 부족으로 반도체 불황이 오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이젠 공급을 분석하세요

수요와 공급이 모두 변수일 경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수요를 상수로 놓고 공급만 분석한다면 인과 관계의 원칙에 따라 미래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서 반도체 시장을 분석하는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도 짚어 드리겠습니다.

 

공급 분석, 구체적 방법론

SEMI와 WSTS를 활용하는 법

반도체 공급의 선행 지표는 설비 투자입니다. SEMI(국제 반도체 장비 재료 협회)에서 분기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반도체 장비 출하량을 보시면 되는데요. 이를 통해 과잉 설비 투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비 투자와 생산의 시차는 약 2년입니다. 비트 그로스가 특별히 높지도 않은데, 설비 투자는 크게 증가했다면 2년 후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거죠.

SEMI는 반도체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량(월별)과 반도체용 웨이퍼 출하량(분기별)도 발표합니다. 장비 출하액이 과거 대비 높은 수준에 있고 출하 증가율이 

우상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면 반도체 호황기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웨이퍼 출하량은 생산량의 선행 지표입니다.

반도체 경기의 동행 지표를 확인하려면 WSTS(세계 반도체 시장 통계 기관)에서 제공하는 Historical Billings Report를 보시면 됩니다. 매월 지역별로 반도체 거래량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국내기관도 활용하세요

반도체 관련 데이터는 국내 기관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통계청에서 주제별 통계➝광업∙제조업➝광업제조업동향조사 순으로 들어가면 생산∙출하∙재고를 비롯, 생산능력∙가동률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급(생산)이 증가하더라도 수요(출하)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면 호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이 증가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면 다운 사이클을 의심할 수 있겠죠.

무역협회에서 국내통계➝품목 수출입 순으로 들어가면 반도체 제품별 수출 동향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HSK(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 10단위를 체크하셔서 월별로 금액과 중량, 수량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주요 제품 코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반도체 HSK 8542 디램 HSK 8542321010
메모리 HSK 854232 낸드플래시 HSK 8542321030
비메모리 HSK 854231 복합 메모리 HSK 8542323000
기타 반도체 HSK 854239    

가격 지표도 참고하세요

블룸버그에서 볼 수 있는 선행지표인 Spot Price(현물 가격)와 Contract Price(고정거래가격)를 참고하세요. Spot Price 가 Contract Price 를 아래서 위로 뚫고 올라가면 호황기, 반대의 경우는 불황기의 시작입니다. 일시적인지 추세 전환인지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모니터링 하는 가격들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pot Price Contract Price
DRAM NAND DRAM NAND
PC DDR3 4Gb TLC 128Gb PC DDR4 4Gb TLC 128Gb
PC DDR4 4Gb TLC 256Gb PC DDR4 8Gb TLC 256Gb
PC DDR4 8Gb TLC 512Gb 모바일 DDR4 8Gb TLC 512Gb
    모바일 DDR4 32Gb TLC SSD 128GB
    서버 DDR4 16GB TLC SSD 256B
    서버 DDR4 32GB TLC SSD 512GB
      TLC SSD 1TB

전문가들의 예측은 왜 틀릴까?

대부분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인데 왜 많은 전문기관들의 예측이 틀리는 것일까요? 2가지 원인입니다. 하나는 수요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관성을 벗어나지 못 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데이터로 종합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일부 데이터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 반대로 하면 미래 예측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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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치 공정? 스택 공정? 내가 당시 반도체 업체 경영진이였다면..?

트렌치공정과 스택공정은 P일지 Q일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과 동의어다. 일본은 트렌치를 선택했다. 제품의 경제성을 확보해 수량을 늘이는 것대신 소품종 고가의 제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일본다운 선택이다. 

 

반면 한국은 높은 경제성을 바탕으로 수량을 마구잡이로 찍어낼 수 있는 스택공정을 선택했다. 이것또한 한국다운 선택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이 한수 위였다고 할 수 있겠다.(이건희 회장의 가설적 사고가 돋보인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반도체의 전방시장이 엄청나게 확대되면서, 엄청 좋고 엄청 비싼 부품보다는 그럭저럭 좋고 매우 싼 부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인정신이 옳은 전략으로 이어지지만은 않은 대표적인 예다.

 

 

차량용 반도체 전망.pdf
2.95MB

2020+산업경제+6월_산업포커스_marked.pdf
1.8 MB

키워드

  •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자국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통상 반도체 장비는 원재료인 웨이퍼를 개별 칩으로 분리하기 전단계까지 웨이퍼를 가공하는 전공정, 그 후 최종칩 형상을 만드는 조립공정과 불량을 검출/보완하는 검사공정을 포함한 후공정으로 구분한다.
  • 일반적으로 반도체 장비의 비중은 전공정 70%, 후공정 30%로 구성된다. 전공정 장비는 선진국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반면, 후공정 장비는 반도체 생산국 등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공정 장비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며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한다. 후공정 장비는 전공정 장비 대비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고 장비 구입 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 반도체장비 발주가 반도체 호황기에 집중되고 불황기에는 급감하여 장비산업변동 폭이 반도체 및 타산업 대비 큰 편이다.
  • Applied Materials, Lam Research,ASML Tokyo Electron의 작년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4개사 모두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반도체 장비사 매출은 전체 시장의 60% 수준이다.
  • ASML은 자사가 독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연간 생산량 30대 중 20대를 대만에 공급하고 있다.
  • 네덜란드의 ASML의 경우 EUV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사실상 독점기업이다. 반도체 제조는 기본적으로 8개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ASML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노광공정이다. 노광공정은 반도체 전체 생산시간 중 약 60%를 차지하며, 비용 측면에서는 약 3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으로 중요한 공정이다. EUV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ASML의 장비공급 가능 여부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 빅3(TSMC,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의 제품출하 일정이 좌우될 정도이다.

본문

반도체 칩은 제품으로 출하되기 전 양품, 불량품을 선별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치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는 웨이퍼 완성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 ‘EDS 공정(Electrical Die Sorting)’에 대해 알아 봤는데요. 반도체 8대 공정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완벽한 반도체 제품으로 태어나기 위한 단계 ‘패키징(Packaging) 공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도체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패키징 (Packaging) 공정   

 

전공정을 통해 완성된 웨이퍼의 반도체 칩은 낱개로 하나하나 잘라내는데, 이렇게 잘린 칩을 베어칩(bare chip) 또는 다이(die)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상태의 칩은 외부와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없으며, 외부 충격에 의해 손상되기 쉬운데요. 반도체 칩, 즉 집적회로(IC)가 기판이나 전자기기에 장착되기 위해선 그에 맞는 포장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반도체 칩이 외부와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고 다양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패키징(Packaging)’이라고 합니다.  

 

패키징은 집적회로와 전자기기를 연결하고 고온, 고습, 화학약품, 진동/충격 등의 외부환경으로부터 회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정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패키지 공정의 단계에 대해 알아볼까요?    

 

1) 웨이퍼 절단   

 

▲ 개별 절단된 칩 

 

먼저, 웨이퍼를 낱개의 칩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웨이퍼에는 수백 개의 칩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고, 각 칩은 스크라이브 라인(Scribe Line)으로 구분되어있는데요. 이 스크라이브 라인을 따라 웨이퍼를 다이아몬드 톱이나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절단합니다. 웨이퍼 절단 작업은 웨이퍼를 톱질하고 잘라낸다는 의미에서 '웨이퍼 소잉(Wafer Sawing)'이나, '다이싱(Dicing)'이라 불립니다.

 

2) 칩 접착(Die attach)   

 

절단된 칩들은 리드프레임(Lead Frame) 또는 PCB(Printed Circuit Board) 위에 옮겨집니다.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 간 전기신호를 전달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칩을 보호, 지지해주는 골격 역할을 합니다. 

 

3) 금선 연결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위해 기판 위에 올려진 반도체 칩의 접점과 기판의 접점을 가는 금선을 사용하여 연결하는 공정을 와이어본딩(Wire Bonding)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와이어본딩 방식 외에 반도체의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칩의 회로와 기판을 직접 볼 형태의 범프(Bump, 돌기)로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도 있는데요. 플립칩(Flip Chip) 패키지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와이어본딩보다 전기 저항이 작고 속도가 빠르며, 작은 폼팩터(Form Factor) 구현을 가능하게 합니다. 범프의 소재로는 주로 금(Au) 또는 솔더(Solder, 주석/납/은 화합물)가 사용됩니다.  

 

4) 성형(Molding) 공정    

 

 

금속 연결 공정까지 끝나면 열, 습기 등의 물리적인 환경으로부터 반도체 집적회로를 보호하고, 원하는 형태의 패키지로 만들기 위한 성형(Molding) 공정을 거칩니다. 금선 연결까지 끝난 반도체 칩을 화학 수지로 밀봉하는 공정을 거치면 우리가 흔히 보는 반도체가 됩니다.  

 

 

완벽한 반도체 제품을 위한 최종 관문, 패키지 테스트(Package Test)   

 

 

 

드디어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반도체의 모습이 완성되었습니다. 패키징 공정이 완료되면 반도체 제품의 최종 불량유무를 선별하는 패키지 테스트(Package Test)를 시행합니다. 이 테스트는 완제품 형태를 갖춘 후에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파이널 테스트(Final Test)’라고도 하는데요.  

 

패키지 테스트는 반도체를 검사장비(Tester)에 넣고 다양한 조건의 전압이나 전기신호, 온도, 습도 등을 가해 제품의 전기적 특성, 기능적 특성, 동작 속도 등을 측정합니다. 또한,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공정이나 조립공정에 피드백함으로써 제품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도 합니다.  

 

지금까지 반도체가 탄생하기까지의 주요한 8대 공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실리콘 잉곳을 잘라 만든 원판형 웨이퍼가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반도체가 되어 우리 생활에 쓰이기까지 복잡하고 세밀한 공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삶 곳곳에 있는 반도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반도체 기술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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