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iokorea.com/t/22000/ai/149225


신세계아이앤씨, AI 수요예측 플랫폼 ‘사이캐스트’ 본격 사업화 

편집부 | CIO KR
신세계아이앤씨가 자체 개발한 AI 수요예측 플랫폼 ‘사이캐스트(SAIcast, SHINSEGAE AI forecast)’로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이캐스트’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AI 수요예측 플랫폼으로, 상품별 맞춤형 알고리즘 학습을 기반으로 일자별, 상품별 판매량을 미리 예측한다. AI가 예측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주 시스템을 통해 상품별 수요에 맞춰 발주도 자동으로 진행한다.


기존에는 유통매장에서 과거 판매 데이터만으로 자동 발주 후, 매장 재고 상황에 맞춰 직원들이 추가 발주업무를 담당해야 했다. 하지만 사이캐스트는 판매 데이터 이외에도 날씨, 가격, 프로모션, 시즌 등 수 백 가지 다양한 변수를 기반으로 매일 상품별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발주 시스템에 데이터를 전달해 필요한 상품 수량만큼 자동으로 발주한다. 매장에서는 상품 폐기율, 결품으로 인한 판매기회 로스(Loss), 과다재고로 인한 재고관리 비용 등을 낮추고,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사이캐스트는 구축형이 아닌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초기 구축비용의 부담이 낮고, 별도 개발기간 없이 데이터 확보 후, 즉시 수요예측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웹기반의 대시보드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툴을 제공하고, 기업이 가진 데이터 특성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해,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마트 2개 매장에 사이캐스트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현재 사이캐스트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 등과 PoC를 진행 중이며, 이마트와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지속 협업할 예정이다.

신세계아이앤씨 양윤지 IT2담당 상무는 “신세계아이앤씨는 단순한 AI 기술 연구가 아닌 유통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다양한 시장에 확대할 수 있는 AI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이캐스트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AI 수요예측 플랫폼으로 실제 대형 유통매장에서 효과를 입증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아이앤씨는 AI 전담 조직을 통해 유통산업에 특화된 AI 비즈니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는 구글 기술 기반의 쇼핑 전용 AI챗봇 플랫폼 ‘SAIbog(SHINSEGAE AI Bot on Google)’을 개발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TV쇼핑에 도입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챗봇인 ‘S봇’은 월평균 7만 명이 사용하고, 문의건수는 16만 건에 달한다. ciokr@idg.co.kr



원문보기:
http://www.ciokorea.com/t/22000/ai/149225#csidx23f79095a5a0d7fac6cbca8e98e3cc7 

http://www.ciokorea.com/interview/21095?page=0,1


AI 프로젝트의 쓰디쓴 현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Clint Boulton | CIO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가트너의 전문가들은 기업이 AI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은 IT 부서와 현업 부문의 협업을 솔루션으로 제시한다.

AI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전략, 프로세스 변화에 대한 형편없는 접근방식, 전문 지식 및 일반적인 기술에 관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기업이 AI로부터 가치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Getty Images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공동으로 발표한 ‘AI로 승리하기: 개척자는 전략, 조직 행동, 기술을 결합한다(Winning With AI: Pioneers Combine Strategy, Organizational Behavior and Technology)’ 보고서에 따르면 AI에 투자한 기업이 전체의 90%에 달했으며, 이중 어떤 형태로든 성과를 거둔 기업은 4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전 세계 97개국 약 2,500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기초한다.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조심해야 할 5가지 위험 요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살펴본다. 

1. IT 부서가 주도하는 AI 프로젝트는 기회 낭비로 이어진다
BCG의 AI 및 빅데이터 분석 부문을 공동 지휘하는 파트너 셔빈 코다반데는 많은 기업이 EPR 시스템 구축처럼 IT 부서로 하여금 AI 개발 및 도입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일반적인 AI 솔루션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중대한 실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한 BCG 고객사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해당 기업의 IT 부서는 머신러닝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에 8,5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웹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고 코다반데는 설명했다. 

기업은 AI 이니셔티브를 비즈니스 전략과 정렬해야만 한다. 즉 AI 전략은 IT 부서가 아닌 CEO 또는 해당 기술의 혜택을 받을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AI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곳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적절한 프로세스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해 AI의 구축과 활용을 정렬시킬 수 있다. BCG와 MIT에 의하면 AI 투자로 성과를 낸 기업의 88%는 AI 이니셔티브를 디지털 전략과 통합하는 경향을 보였다. 

2. 기술 함정
IT 부서가 주관하는 AI 프로젝트는 해당 기술에 대한 한정적인 시야를 제공하기 쉽다. 이로 인해 AI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솔루션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 결과 기업은 ‘AI가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솔루션을 멀리하게 된다. 

MIT와 BCG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통해 성과를 거둔 비율은 CIO가 AI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기업의 경우 17%에 그쳤지만, CEO가 직접 주관하는 경우 34%에 달했다.

AI로부터 가치를 창출했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AI가 기술적 기회일 뿐만 아니라 인재, 데이터, 프로세스 변화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전략적 이니셔티브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AI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AI 전략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요구된다. 

3.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증후군
IT 부서가 최신 기술에 현혹돼 동력을 확보하지도 혹은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지도 못하는 개념 증명을 진행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개념 증명을 시도해볼 역량도 제한적이다. 

코다반데는 “개념 증명에서 일부 AI 기능을 구축하고 효과가 있는지 보는 것을 일컬어 PoC 증후군이라 하는데, 이는 시간 낭비다. 시도해 봤지만 확장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즉 기술과 비즈니스 성과를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다. 

개념 증명을 줄이고, AI가 실제로 필요한 곳으로 방향을 맞출 필요가 있다. AI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성장을 촉진하고 이윤을 높이며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AI가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시도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과 통합된다. 코다반데는 “성공한다면 이런 아이디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고 기업은 이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4. 전문 지식과 인재 공백이 AI 도입을 방해한다
개념 증명은 인재 공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트레이시 차이는 AI의 가치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술 인재나 혹은 제품의 고유한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는 또는 AI 제품 관리자가 부족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때로 데이터 과학자들조차 AI가 비즈니스를 어떻게 강화할지 모델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I 툴을 확보하는 경로는 제각각이다. 경우에 따라 현업 부문이 IT 부서의 지원을 받아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내부 데이터 과학자가 있을 수 있다. 또는 현업 부문과 IT 부서 모두 데이터 과학자가 없어 AI 솔루션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업 부문이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우므로 IT 부서와 협력해 솔루션 파트너를 선정하고 비즈니스 사용 사례를 확보한다. 또 다른 기업은 IT 부서가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현업 부문과 협력하여 개념 증명을 진행한다. 

차이 애널리스트는 IT 부서, 현업 부문, 데이터 과학자가 개념 증명을 구축하기 전에 합의된 기대치에 도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온톨로지에 대한 합의, 추출한 데이터 분류, 투입 값을 해석하는 방법, 머신러닝 모델의 결과 값에 대한 기대치 등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AI 개발 및 활용에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거나 신규 교육 및 재교육 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5. 프로세스 변화 실패
일부 기업은 AI 도입 시 필요한 프로세스 변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홍보 캠페인을 위한 소비자 데이터 수집 과정을 AI로 자동화하는 경우 일부 마케팅 팀의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 그 대신 해당 인력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는 역할로 재배치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이런 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아니다. 

코다반데는 “궁극적으로 AI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프로세스 변화를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으로 보며, AI 전략을 전체적인 비즈니스 전략에 통합시킨다”라고 전했다.

프로세스 변화에는 AI 구축과 활용을 정렬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략, 데이터 과학, 기술팀들이 협업해야 한다고 코다반데는 조언했다. 다양한 배경, 교육 수준 및 경력을 지닌 전문가 조직(CoE)을 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코다반데는 AI가 중요한 전략적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기업이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역으로 중대한 전략적 위험이 될 수 있다. 기업은 AI를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프로세스에 제대로 통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원문보기:
http://www.ciokorea.com/t/22000/ai/149269#csidx5d8f0b4f2e5a6a692d5852bf00f7ffc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의 TV의 미래는?

세대간의 컨텐츠 소비 문화와 방식의 차이가 극대화 되는 현상과 함께 지금 미디어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TV 시장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으면서도 예전 세대에 비해서 훨씬 많은 TV 컨텐츠를 웹하드나 웹이나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등을 통해서 소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전년대비 무려 15%나 감소하는 등 컨텐츠 소비의 추세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매체와 스마트 기기에서의 컨텐츠를 소비하는 세대가 성장해 나가면서 전통적인 TV를 둘러 싼 산업의 생태계의 변화는 훨씬 더 가속화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방송사, Youtube, NetFlix 와 같은 컨텐츠 사업자가 아닌 삼성, LG 그리고VIZIO와 같은 TV 제조사들도 컨텐츠 시장에 눈을 뜨게 만들고 있다. 물론, 세대간의 컨텐츠 소비 성향과 주요 소비 플랫폼의 축이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미국 가구에서 최소한 한대의 커넥티드TV 세트를 가지고 있고 이 수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사실을 보면 아직까지는 길이가 긴 Long-format 영상의 경우는 거실의 대형 TV와 같은 최상의 조건의 스크린에서 감상하고 싶은 욕구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아직까지 영화관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영화와 같은 Long-format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일 것 같다. 혼돈의 시기임이 분명하다.
 
TV제조사들의 위기의식은 최근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사실, 예전부터 삼성과 LG 그리고 VIZIO와 같은 TV 제조사들은 TV의 플랫폼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아마도 그 배경은 관련 기술 성장동력의 한계로 인한 TV 하드웨어 판매가 점점 고착화될 것이라는 판단과 중국 메이커들의 약진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평범한 송수신 디스플레이에서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이 스마트TV로 진화했고 이제는 단순히 화면의 크기와 두께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로까지 그 기술이 진보 했다. 화질 역시 현재 이상의 화질 수준부터는사람의 눈으로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여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이제는 TV를 구부리기까지(?)하여 Curved TV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현실감의 증가를 차별화 요소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TV 제조사들은 더 이상 하드웨어의 차별화로 승부를 걸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스마트TV를 단순한 스크린을 제공하는 하드웨어가 아닌 새로운 광고를 팔 수 있는 컨텐츠 플랫폼으로써의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삼성을 시작으로 TV 제조사들은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 기술을 탑재하여 TV의 스크린 단위에서 시청자가 소비하고 있는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TV가 예전에 TV로써는 할 수 없었던 시청자가 보는 컨텐츠에 대하여 실시간으로 1)Tracking, 2)Replacement, 3)Analytic 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것을 통해 기존의 인터넷 매체에서만 할 수 있었던 ‘쌍방향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삼성은 이미 2012년부터 미국에 출하되는 대부분의 스마트TV에 ACR을 탑재하여 수천만의 잠재적 광고판을 깔아내기 시작하였으며 실제로 작년 수퍼볼 (Super Bowl)에서는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들만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터렉티브 광고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광고주와 방송사들과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화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LRG (Leichtman Research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이제는 미국 가구의 56%가 최소한 한대의 TV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커넥티드 TV 라고 하며 이는 xBox와 같은 비디오게임이나 Smart TV 그리고 Apple TV, Chromecast 같은 장비를 통한 연결까지 포함되어 있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숫자이다. 2010년에 24%에서 2013년에 44%였던 수치를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TV 화면이 인터넷에 연결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V의 인터넷과 연결되는 속도가 증가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TV에서 컨텐츠가 소비되는 변화도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 성인의 29%가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TV를 통하여 컨텐츠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것 역시 2010년의 5%, 2013년의 17%에 비하여 매우 가파른 속도로 TV를 통한 컨텐츠 소비 패턴의 가속화를 볼 수 있다. Netflix의 경우에는 스트리밍 비디오 사용자의 85%는 PC가 아닌 TV에서 구매한 컨텐츠를 직접 스트리밍 받아서 시청을 하고 있다.
 
Digital TV Research의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면 xbox와 같은 게임 콘솔로 시작된 커넥티드 TV의 형태의 변화는 흥미롭다. 2020년이 되면 게임 콘솔로의 연결은 크게 줄어 들고 스마트TV와 Apple TV와 같은 Streaming set-top box를 통한 커넥티드 TV의 형태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40% 가까이는 TV 제조사가 직접 만든 스마트TV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외의 지역을 보더라도 현재 영국에서는 90%의 가까운 가구수가 스마트TV를 통하여 TV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며 유럽의 다른 지역도 7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TV 사업자들의 TV라는 디스플레이의 플랫폼화에 대한 노력과 함께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보여지는 커넥티드 TV 의 도입 속도가 맞물려지면 분명히 큰 플랫폼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TV 제조사들이 지금까지 준비하며 갈망하고 있는 TV 하드웨어의 플랫폼화의 성공과 함께 시청률의 재정의와 이에 따른 TV 광고 형태의 변화 그리고 더불어 MCN과 같은 개인 방송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컨텐츠공급자들의 영향력의 약화가 맞물리면 이 시장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TV 제조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의 하드웨어 중심적 철학과 입지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IPTV를 시작으로 커넥티드 TV의 형태가 자리 잡기 시작한 한국에서도 그 변화의 조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2010년에 출시된 이후 스마트TV는 커넥티드 TV로써는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제공했던 방송 정보나 날씨정보 서비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과의 연계 서비스 등 아주 기초적인 서비스들 조차 사용자들에게 외면 당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자체적으로 콘텐츠 수급을 시작하고 있고, 거실의 스마트TV를 인터넷에 연결시키게 하기 위한 기술 혹은 플랫폼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국내 TV 제조업체들이 인터넷만 연결하면 무료로 각종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출시 했다. TV 제조업체가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 부문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이런 행위는 단순히 스마트TV 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움직임의 바탕에는 미국서 이미 일찍이 시도하고 있었던 TV의 플랫폼화 전략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기존 TV 생태계의 다양한 사업자들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더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스마트TV에서 일어 나고 있는 TV 스크린 자체의 플랫폼화와 이를 기반으로한 다양한 시도들의 결과는 머지 않아 우리 거실 안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컨텐츠의 제작, 유통, 소비 그리고 광고의 영역까지 전 생태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TV 제조사들의 스마트TV의 플랫폼화은 이것을 더 극명하게 가속화 시킬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 했을 때와 같이 플랫폼의 새로운 등장과 생태계의 급속한 변화는 기업가에게 시대가 주는 좋은 기회와도 같은 것이다.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TV 환경에서 게임에 가까운 실시간 인터렉티브 컨텐츠부터 정밀한 시청률과 감성 엔진이 결합된 좀 더 개인화된 TV 광고 그리고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실시간 시청 데이터 기반의 TV 광고 인벤토리의 경매 플랫폼 등 만들어질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이 격변하는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기업가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https://www.mizuho-ir.co.jp/publication/contribution/2017/seikyo1701_02.html


2.AIが産業構造に与える影響

(1)第4次産業革命

AI、IoT、ビッグデータの産業への活用については、ドイツが提唱・推進している製造業の革新「インダストリー4.0」、米国におけるITと製造業の融合である「インダストリアル・インターネット」の流れが世界的なものになりつつあり、「第4次産業革命」と呼ばれることも多い。

このような流れを受けて、政府の産業構造審議会新産業構造部会は現在検討している「新産業構造ビジョン」の中間整理で「AI、ビッグデータ、IoT、ロボットの技術革新は大量データの取得・分析・実行を可能にし、情報制約の克服、物理制約の克服等を可能にし、これらとビジネスが結びつくことで[1]革新的な製品・サービスの創出(需要面)、[2]供給効率性の向上(供給面)の両面からあらゆる産業で破壊的イノベーションを通じた新しい価値が創出される」としている。

図1に示した[1]~[5]のようなことが可能になるとしており、そこへの対応の具体化が今後の産業戦略として重要であると捉えている。

これらがどの程度現実のものになるかは今後の状況次第であるが、AI、IoT、ビッグデータの産業へのインパクトの大きな方向感としては留意すべき内容であるといえよう。

図1 第4次産業革命
図表1
(資料)経済産業省 「新産業構造ビジョン」―第4次産業革命をリードする日本の戦略―

(2)AIの産業セクター別のインパクト

続いてAIの産業別の用途についてもう少し具体的にみることとする。AIの産業における機能・用途の類型は様々なものが考えられるが、ここでは「予測・検知」「自然言語処理」「画像・音声認識」という3つの分類でみることとする。

表2にAIの用途と適用される産業分野を例示した。

これを見ると、幅広い業種の様々な業務に適用されることがわかる。産業にとっての意味を大きく分けると異常検知や売上予測、各種自動化による合理化・コスト削減と「個人レベルの発注予測」「発がん・発症リスク評価」などの付加価値サービス/新サービスの創出がみられる。

一方、前節で述べたように現在主流となっている機械学習等のAIは豊富なデータの存在を前提としており、[1]自身がコアとなるデータを持っているか、[2]それを異業種のデータと組み合わせてより豊かなデータ資源を確保できるかが産業競争力の優劣に直結する可能性がある。

このような見方をすると多くの顧客データ等を保有する「ビッグデータ・プラットフォーマー」こそがAIビジネス時代には優位を持つ可能性がある。例えば、多くの顧客データを保有している通信事業者、電力・ガス事業者、共通ポイント事業者、クレジットカード事業者、ネットショッピング事業者、検索サービス事業者などが潜在的な優位性を有しているとも考えられる。ただし、単独ではそれほど多くの用途や価値を生み出すことは難しいため、業界を超えた連携のエコシステムを作り上げたところが優位になると考えられる。

また、AI・IoT・ビッグデータを活用することによって、従来の産業セクターの垣根を越えた新規参入や連携がなされる可能性がある。

典型的な例としては自動車産業が挙げられる。AIをキーテクノロジーとした自動運転が次世代自動車市場における優勝劣敗を分ける可能性があるが、現在IT企業であるグーグルが自動運転技術で先頭グループの1つとなっている。グーグル自身は「自動車の製造を行う」ことは否定しているが、自動車のもたらす付加価値のうちコアの部分を握ることになれば、自動車産業界における「分け前」も当然多くなる可能性があり、産業地図が塗り替えられることになりうる。国内でもIT系企業であるソフトバンクやディー・エヌ・エーが自動運転技術をコアとしたバスやタクシーの実証実験を行っており、他産業から自動車産業への参入の可能性は今後も高くなっていくものと考えられる。

一方、自動車製造業側も一部の企業でカーシェアリング事業に本格的に取り組むようになっている。また、有力タイヤメーカーであるミシュランはトラック向けタイヤについて、リースを行ってユーザーの使用状況をセンシングすることで走った距離分のサービス料金(メンテナンス分も含む)を徴収するサービスを展開している。このように、AI・IoT・ビッグデータをてこに製造業からサービス業への参入を図る動きもある。

また、自動車の電子化・自動運転技術の開発や製造現場で培った技術をベースにパートナーロボットの開発を手掛けている企業もみられる。これも従来の「自動車」から家庭内や屋内も含めた「モビリティ」やさらにその延長線上にある「生活行動サポート」に参入しようという動きであると考えられる。パートナーロボットのビジネスでは製造技術もさることながら、点検・メンテナンスも重要であると考えられるが、自動車産業は自動車整備分野で類似の技能やノウハウを有しており、パートナーロボットが普及した際の有力なプレーヤーになると考えられる。

このように自動車産業1つ取ってもAI・IoT・ビッグデータをキーとした相互参入が促進される可能性があることがわかる。

表2 AI の用途と適用される産業分野
産業応用例(分野別)
予測・検知自然言語処理画像・音声認識
共通
  • 将来予測,異常検知
  • 自動翻訳,同時通訳
  • 質問応答
  • ・表情・音声による認証・セキュリティ
  • ・音声認識に基づくコールセンター業務の回答精度・速度の向上
  • ・表情や音声の認識によるパーソナル・アシスタント
交通
  • ・利用者の行動パターンや走行記録,趣味・嗜好に基づく,移動区間中のレコメンデーション
 
  • ・自動運転
  • ・車間通信による隊列走行
医療・介護
ヘルスケア
  • ・発がん・発症リスク評価
  • ・化合物の構造や作用の情報,疾患部位や病原体の情報等に基づくシミュレーションによる新薬の開発期間・コストの削減
  • ・過去の症例や学術論文等の学習に基づく医師の診断支援
  • ・画像診断における医師の診断支援
  • ・人間の表情や感情を理解するコミュニケーション・ロボット
金融
  • ・融資審査・与信管理の自動化
  • ・アルゴリズム・トレーディング
  • ・不正送金等,詐欺取引の検知
  • ・市場動向や株価動向の分析による投資支援
  • ・ソーシャルメディア上での行動の解析による信用判断の高度化
  • ・約款や過去事例の学習に基づく保険金支払審査事務の自動化
 
小売・流通
  • ・売上データやマクロデータ等の分析による需要予測,在庫最適化,販促タイミングの最適化等
  • ・個人レベルの発注予測
  • ・インターネット上の検索履歴や閲覧行動の解析による購買レコメンデーション
  • ・対話ボットによるネットショッピング
  • ・ロボットによる接客・1次受付
  • ・店舗内の顧客導線解析による商品配置等の最適化
  • ・来店客の特性把握(外見,視線の動き等)によるセールス強化
メディア・
広告
  • ・顧客の行動履歴の分析に基づくターゲティング広告
  • ・記事の自動生成
  • 翻訳
  • ・キャプションの自動生成
エネルギー
  • ・スマートグリッド(仮想発電所(VPP)、デマンドレスポンス(DR)等)
  
製造業
  • ・生産ラインへの投入量調整・設備の予兆監視
  • ・AI搭載の機械設備やロボットによるスマートファクトリー(完全自動化工場)
 
  • ・不良品検出
  • 熟練技術者のスキル形式知化によるロボットへの技術伝承
  • ・生産現場における各種情報の音声入力・デジタル化
物流・運輸
  • ・道路情報等の解析による配送ルートの最適化・ECサイト上の顧客動向分析による予測出荷
 
  • ・物流倉庫におけるピッキング業務の効率化
  • ・ドローン等の活用による配送自動化
    ・IoT・Bigdataを活用した物流倉庫の自動化
公共
  • ・過去の気象データ等の分析に基づく災害予測
 
  • ・監視カメラ映像等の解析による警備の自動化、テロの発生予測
  • ・極限環境における自律型ロボット
農林水産業
  • ・異常気象への対応
  • ・地域特有の栽培ノウハウや匠の技の継承
  • ・衛星画像解析による生育管理
その他
  • ・選挙予測の精緻化
  • ・判例等の解析による弁護士の支援
  • ・音楽・小説等の制作
 

(3)AIが流通業に与える影響

最後に、詳細は後段の各論に譲るがAIが流通業に与える影響について簡単に述べる。

まず、前項の産業別の用途でも挙げたように需要予測技術等に基づくフロント側のマーケティングの精緻化が進展すると考えられる。顧客属性や購買行動の分析が従来以上にきめ細かに可能になり、仕入れ・品揃えや店舗設計等に活用することが考えられる。また、バックヤード側では物流経路や計画の最適化、運搬・仕分け作業の自動化、さらにはドローンや自動運転モビリティによる自動配送の実現等が考えられる。

一方、前項で自動車産業を例に見た異業種との相互参入については、まず製造業が顧客1人1人からオーダーメイドの製品を既製品と同等程度のコストで注文生産する「マス・カスタマイゼーション」の実現により、消費者と製造業が直接結びついて、「流通業を飛ばした」ビジネスが成立していく可能性がある。マス・カスタマイゼーションについては繊維業のセーレンが衣服で実験的なシステムを開発し一部販売もしている。現状では百貨店と連携して実施しており、取引関係等の商慣行もあるため一足飛びに「小売店外し」にはならないと考えられるが、顧客の嗜好データの蓄積がある程度進むと必ずしも店舗を通す必要はなくなる可能性がある。また、コンタクトレンズ製造のメニコンは会員顧客の登録データ(購入内容・履歴)に基づいて生産計画を立ててプロアクティブ(購入確定前)に生産を行っているが、これも発展形としては店舗を通さずにオーダーメイドで流通コストを省いて販売することも考えられる。

また、イーコマース(電子商取引)にも新たな動きがみられる。イーコマースは認知、購買の履歴データの取得・蓄積がリアル店舗に比べて容易で豊富なデータを活用できることから、従来からレコメンドやプロモーション等にAIの解析技術が活用されてきた。最近、さらにユーザとのインターフェースでもAIの活用の可能性が出てきている。例えば、イーコマースのトップ企業であるアマゾンは「アマゾンエコー」という卓上に置く円柱形の家庭向けの音声入力端末を開発し、既に400万台以上を販売した。この端末はAIを活用したパーソナルアシスタント「アレクサ」を搭載しており、家庭で対話する形で商品の注文をすることができる。

従来のイーコマースは基本的にはパーソナルな買物が中心でリアルタイムのインタラクション(人とシステムとのやり取り)もごく限られた範囲であったのに対して、このような端末では家庭でパソコンやスマートフォンの操作が苦手であったり、生活の文脈上利用しにくいシチュエーションでもイーコマースが利用される可能性がある。アマゾンはさらに様々な企業との提携やAPIの公開によりアマゾンエコーの機能・用途を拡張しており、将来的には「家庭内コンビニ」に近い存在になることも考え得る。

このようにAIにより異業種からの参入機会が拡大することで、流通業側は改めて顧客に何の価値をどんな形で提供していくのか、今一度見つめなおして戦略を立てていく必要があろう。



기생충에 日'열패감'…"우리가 어쩌다 한국에 뒤처졌나"

  • 신윤재
  • 입력 : 2020.02.15 06:01



[한중일 톺아보기-4] ※톺아보기란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본다'는 순우리말입니다. 한중일 톺아보기는 동북아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이슈부터 소소한 소식까지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지난 10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비롯한 4관왕 소식은 '코로나19' 사태로 시름 깊은 국민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뉴스였습니다. 이번 쾌거는 일본에서도 톱뉴스로 보도됐는데요. '기생충'의 수상 소식은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일간지 1면은 물론, 야후 재팬의 주요 뉴스 코너를 장식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이미 예술성을 인정받은 데다 아시아권 영화를 통틀어 처음으로 상업성·대중성까지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기에 더 관심을 갖는 거겠죠. 특히 TV아사히, 후지TV 등 일본 방송은 ’기생충’의 무대가 된 반지하 집과 주변을 상세히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기생충 촬영지 반지하집을 보도하는 일본 방송. 일부 방송은 영화와 시상식 보다 반지하가 빈부격차가 극심한 한국사회를 상징한다며 더 큰 관심을 보였다./=유튜브 캡처
▲ 기생충 촬영지 반지하집을 보도하는 일본 방송. 일부 방송은 영화와 시상식 보다 반지하가 빈부격차가 극심한 한국사회를 상징한다며 더 큰 관심을 보였다./=유튜브 캡처

일본 영화 산업은 한국 영화 산업보다 역사가 깊고, 본격적인 대중예술로 자리잡기 시작한 시점도 훨씬 이릅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도 한국보다 반세기가량이나 앞섰죠. 일본 영화는 1951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라쇼몽'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반면, 한국영화가 3대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작을 낸 건 1961년 '마부'(강대진 감독)가 최초였죠. 아카데미에 출품작을 낸 시점도 일본이 훨씬 이릅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은 아시아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 최고상 중 하나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은 아시아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 최고상 중 하나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같이 훨씬 앞서 있던 일본 영화가 후발 주자인 한국영화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근래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5년 전 일본의 유명 원로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쓰가와 마사히코는 "불행히도 영화에 있어서는 일본은 한국에 크게 뒤지고 있다. 대학생과 유치원생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일본 등 아시아 영화를 주로 취급해온 영국 배급사 서드윈도필름스의 애덤 토렐 대표도 "한국에 비해 일본 영화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시아에서 일본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았는데 최근엔 한국은 물론 중국, 대만과 비교해도 입지가 불안하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일본 영화계에 무슨일이 있는 걸까요.

◆갈라파고스화된 일본 영화계

일본 영화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은 '갈라파고스화'입니다. 갈라파고스화는 영화 산업에 있어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현상으로, '상품을 만드는 데 자신들만의 표준만 고집해 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것'을 뜻합니다.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일본 영화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인데요. 그는 "이대로는 일본 영화가 세계에서 잊혀버릴 수 있다"며 "일본은 국내 시장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니 해외 진출 의욕이 떨어지고, 국내 관객에게 어필할 것 같은 기획만 해서 갈라파고스화가 심해졌다"고 했습니다. 또 "2000년대 이후 해외 영화제에 가보면 일본 영화에는 사회·정치 상황을 소재로 한 것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일본 영화의 폭이 좁아지는 느낌" 이라고 말했죠.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매경DB
▲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매경DB

현재 일본 영화 시장은 '재패니메이션'으로 불리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원작의 실사영화가 주류를 이룹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영화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고 국제영화제에서도 실사영화에 비해 비주류로 취급받는 게 현실입니다. 고레에다 감독 말처럼 세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수출도 더 하기 위해서는 실사영화에 좀 더 보편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테마를 선정할 필요가 있는 거죠. 야타베 요시히코 도쿄국제영화제 작품선정디렉터도 "일본 영화가 국제영화제 수상과 멀어지는 이유는 테마와 관련이 깊다. 젊은 감독들이 내놓는 작품은 여고생 주연 청춘물이 너무 많다. 영화의 사회성 등 더 큰 테마에 관심을 갖지 않으니 국제영화제에서 먹히기 어렵다"며 고레에다 감독과 같은 견해를 보였습니다.

◆오리지널 각본이 나오기 힘든 환경

일본 3대 배급사 토호,쇼치쿠,토에이사. 특히, 토호는 일본 전체 영화배급의 70%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 일본 3대 배급사 토호,쇼치쿠,토에이사. 특히, 토호는 일본 전체 영화배급의 70%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만화 원작 실사영화가 주를 이루는 반면, 오리지널 각본 영화가 안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실사판을 선호하는 일본 관객 탓으로 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먼저 거론되는 것이 '제작위원회' 문제입니다.

제작위원회란 일본에서 영화 등을 제작할 때 만드는 일종의 조합으로, 복수의 출자사가 공동투자하고 사업을 진행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상업영화 중 약99%는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제작위원회 의사 결정 구조는 만장일치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참신하고 색다른 제안이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각본은 물론 감독, 캐스팅에도 일일이 보수적인 제작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리스크가 분산돼 흥행 실패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제한된 수의 출자사가 안정적 수익만 좇다 보니 국내에서 흥행이 담보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실사판 영화만 제작되고 있는 것이죠.

◆구조적 문제로 중간 규모 예산 영화 적어

일본 영화 산업은 저예산 독립영화와 도호 등 거대 회사가 만드는 메이저 영화로 이원화돼 있어 수천만~1억엔의 중간 규모 예산 영화가 너무 적습니다. 야타베 디렉터는 "외국의 젊은 감독들은 해외 프로듀서와 접촉하고 홍보하면서 좋은 작품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선 국제적으로 공동제작을 총괄할 수 있는 프로듀서가 필요한데, 그런 능력을 갖춘 프로듀서가 일본엔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에서도 통하는 영화를 만들려면 기술적인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겁니다.

또 그는 저예산 독립영화로 크게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사례를 롤모델로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작비 300만엔 정도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고 많은 흥행 수입을 올렸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도 개봉한 `카메라를 멈추지마`는 저예산임에도 불구 흥행에 성공해 제작비의 1천배를 벌어들였다.
▲ 지난 2018년 국내에서도 개봉한 '카메라를 멈추지마'는 저예산임에도 불구 흥행에 성공해 제작비의 1천배를 벌어들였다.

야타베 디렉터는 좋은 각본이 있다면 프로듀서는 이를 300만엔이 아니라 수천만 엔을 들여서 찍을 수 있게 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국제 공동제작 형태로 해외 자본 도움을 받거나 해외에서도 먹힐 만한 각본을 고민하는 등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제작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며 "국내에서 만족하지 않는 자세가 한국영화가 급성장한 원동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떨어진 활력과 비합리적 수익 배분 구조

현재 일본 영화 시장은 활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본 영화 시장 규모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2019년 기준·한국은 5위)일 정도로 큽니다. 하지만 큰 시장 규모에 걸맞지 않은 관객 수와 매출액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연간 영화 총 관람객 수는 인구수가 자국의 40%밖에 안 되는 한국에 추월당한 지 오래(2011년)고, 연 매출액 역시 10년 넘게 제자리 입니다.

기생충에 日`열패감`…"우리가 어쩌다 한국에 뒤처졌나"
기생충에 日`열패감`…"우리가 어쩌다 한국에 뒤처졌나"

국민 1인당 영화 관람 횟수 또한 연평균1.4회(2018년 기준·한국 4.2회)로 선진국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같은 현실은 일본 영화가 심한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수익배분 문제도 있습니다. 고레에다 감독 같은 거장조차 일본에서 제작 자금조달 어려움을 많이 호소합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의 영화 수익 배분 시스템을 예로 들며 "한국에선 보통 영화 흥행 수입 중 45% 정도를 극장 측이 갖고, 남은 55% 정도를 투자자와 제작사(감독 등 제작진)가 6대4 비율로 나눠 갖는다. 제작진 손에 떨어지는 흥행 수입은 곧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데 쓰인다. 반면, 일본에선 흥행 수입 중 50%는 극장에 가고, 남은 50% 중 10%는 배급사, 40%는 투자자에게 간다. 감독에겐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독이 1%의 성공 보수를 받기 위해 협상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이 부분에 있어 한국과 일본 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기생충'의 수상이 정부 지원과 로비 덕?

지난 2017년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열린 `유니버설 쿨재팬` 개막 기념식. /사진=연합뉴스
▲ 지난 2017년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열린 '유니버설 쿨재팬' 개막 기념식. /사진=연합뉴스

'기생충'의 수상을 포함해 한국영화의 성장을 국가적 지원과 로비 활동 덕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영화 칼럼니스트 히라쓰지 테쓰야는 '기생충' 수상 소식을 축하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작품 자체가 우수한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한국은 영화진흥위가 국책으로 영화 제작을 지원해왔다. 일본의 40% 남짓한 인구에 경제 규모도 3배 넘게 차이 나는데 제작비 10억엔 이상의 작품을 만들 수 있던 것은 이 지원 덕이 크다."

그는 일본인으로서 아쉬움도 나타냈습니다. 일본에서도 찾아보면 '기생충'과 비슷한 주제의 영화는 많았다고 주장하며 "시상식은 정치다. 외국 영화상에 지명되는 작품들은 할리우드 외국인기자협회에 로비 활동도 적극적으로 한다. 그런데 일본 영화는 출품만 하고 로비 활동을 하지 않는다. 출품뿐 아니라 작품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노력 없인 세계에서 승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런 반응을 "열패감 때문" 이라고 일축합니다. 그는 "로비 자체를 나쁘게 볼 것도 아니지만, 일본이 로비를 더 잘한다. 오히려 그동안 한국영화는 그런 활동이 없어서 좋은 작품을 냈음에도 수상하지 못했던 것 뿐이다. '기생충'은 국가적 지원도 전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일본도 10년 전부터 '쿨 재팬'을 표방하며 자국 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민관펀드 등 국책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경우 쿨 재팬의 일환으로 설립한 관제영화사 '올 니폰 엔터테인먼트 웍스(All Nippon Entertainment Works)'가 별다른 성과 없이 2017년 22억엔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민간에 매각됐죠.

◆포스트 봉준호 나오려면

발언하는 봉준호 감독/=MBN 캡쳐
▲ 발언하는 봉준호 감독/=MBN 캡쳐

이번 '기생충'의 쾌거는 봉준호 감독의 천재성이 빚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한국영화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황금기를 누린 한국영화의 토양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죠. 영화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보여온 한국 관객들의 역할도 큽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영화가 외형적 성장은 했지만 정체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작품은 드물고 비슷한 장르물만 반복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란 겁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봉준호를 위해선 흥행만을 염두에 둔 획일화된 제작 공정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지금처럼 흥행 실패를 피하려 천만 영화 흥행 공식과 배우 캐스팅에 의존해 영화를 만드는 태도는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찬일 평론가는 구조적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포스트 봉준호를 위해선 인재 발굴이 시급하다. 영화인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일부 주류에게만 지원이 가는 구조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투자하고 반대급부를 얻을 생각만 말고 인재의 미래에 투자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일본 영화계. 한국영화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 '기생충'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도약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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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마스크·키트에 분유까지…中이 '짝퉁천국'인 이유는


[한중일 톺아보기-12] ※톺아보기란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본다'는 순우리말입니다. 한중일 톺아보기는 동북아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이슈부터 소소한 소식까지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이달 초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후 피해를 본 사례로 올라온 중국산 짝퉁 마스크(좌)/중국 당국이 압수한 마스크들/사진=인민망
▲ 이달 초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후 피해를 본 사례로 올라온 중국산 짝퉁 마스크(좌)/중국 당국이 압수한 마스크들/사진=인민망
"최근 품질 기준 미달의 마스크를 파는 인스타그램 계정 대부분이 중국이 거점인 것으로 보인다"-월스트리트저널

"영국 정부는 중국산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백만 개를 불량으로 보고 환불을 요구키로 했다"-더 텔레그래프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짜 마스크와 불량 진단 키트로 인한 피해 소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더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제품 상당수가 중국산입니다. 품질 논란이 계속되자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던 중국 당국도 결국 수출 의료물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의료품뿐 아니라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크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외여행용 가짜 코로나 보건증이 유통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호주에서는 자국 제품을 못 믿어 분유를 사재기하는 중국인 커플과 현지인의 충돌영상이 전파를 타기도 했죠.

중국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해외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 비감염 보건증이 위조돼 판매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위터(좌)/지난 12일 호주의 한 마트에서 분유를 사재기하는 중국인 커플과 이를 제지하는 현지인 간의 충돌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 중국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해외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 비감염 보건증이 위조돼 판매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위터(좌)/지난 12일 호주의 한 마트에서 분유를 사재기하는 중국인 커플과 이를 제지하는 현지인 간의 충돌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세계의 공장' 중국은 '짝퉁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많은 가짜 상품으로 유명세를 누려 왔습니다. 슈수이제(秀水街), 구이화강(桂花崗) 등 대규모 짝퉁시장이 즐비하고,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유럽 명품까지 굳이 한국에서 사는 건 중국에 워낙 가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파이낼션타임스(FT)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짝퉁 원산지의 55%정도가 중국이었고,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網)'에서 취급하는 물품 중 짝퉁 비율이 60%를 훌쩍 넘기도 했죠.

OECD에 따르면, 세계 짝퉁상품 원산지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추정된다/그래픽=조보라
▲ OECD에 따르면, 세계 짝퉁상품 원산지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추정된다/그래픽=조보라
중국에 짝퉁 제품이 많은 이유를 단순히 경제적으로 덜 발전했기 때문으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미 1만달러를 넘어섰고,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며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로서 자리매김했는데도 짝퉁이 줄어들거나 근절될 기미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에선 어째서 이렇게나 짝퉁이 범람하는 걸까요.

◆'미엔쯔' 중시와 빠른 경제발전의 부산물

불량 마스크·키트에 분유까지…中이 `짝퉁천국`인 이유는
한국인들도 체면을 중시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있어 체면, 즉 '미엔쯔(面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늘 쓰는 말 중 "메이요우 미엔쯔"(면이 서지 않는다) 등 '미엔쯔'란 단어가 들어간 표현이 매우 많고 '죽으면 죽었지 체면을 잃어선 안 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체면에 신경 씁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물질 만능주의 풍조도 심화됐는데, 이것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미엔쯔' 문화와 섞이며 중국인들로 하여금 브랜드나 명품 선호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에게 있어 '미엔쯔'는 실제 본질과 상관없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구매한 제품이 진품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체면치레'를 할 수 있으면 그런대로 만족한다는 것이죠. 국가 전체 경제규모는 세계 2위일 만큼 거대하지만 아직 개인별 소득수준은 그리 높지는 않다 보니, 다수의 중국인들이 진품을 살 수 없는 상황에서 꿩 대신 닭으로 짝퉁 소비에 열을 올리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중고 거래 시장이 많이 발달한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중국인들은 남이 쓰던 물품을 사면 체면이 깎인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돈이 부족해도 진품 중고를 살 바에는 짝퉁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청심환 최고" 18세기에 이미 짝퉁이?

박지원의 청나라 견문록 `열하일기`에는 가짜 청심환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사진=특허청
▲ 박지원의 청나라 견문록 '열하일기'에는 가짜 청심환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사진=특허청
많은 이들이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 풍족해진다면 짝퉁제품도 자연스레 사라질 거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짝퉁제품은 상당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할 만큼 뿌리 깊은 사회적 특징으로 보입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는 당시 청나라였던 중국에서 겪었던 가짜 물품과 관련된 일화가 기록돼 있습니다. 청심환은 본래 송나라 때 처음 만들어져 조선에 전해진 것으로 중국이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지원은 자신이 갖고 간 조선산(産) 청심환에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자기네 나라 청심환을 놔두고 굳이 조선산을 선호하는 이유를 그들에게 묻자 "청나라에는 가짜 청심환이 수두룩한데, 조선에서 만든 건 가짜가 아닐 테니 믿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이 기록은 당시 이미 가짜 상품을 진짜로 속이는 사례가 중국 내에서 드물지 않았음을 암시해 주는 대목입니다.

청나라의 저명학 학자 기윤이 쓴 `열미초당필기`에는 가짜상품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사진=바이두
▲ 청나라의 저명학 학자 기윤이 쓴 '열미초당필기'에는 가짜상품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사진=바이두
이외에도 홍대용의 '담헌연기'와 청나라 학자 기윤이 쓴 '열미초당필기'에도 진짜인 것처럼 꾸민 가짜 상품에 대한 일화가 등장할 정도니, 중국에서 짝퉁의 역사는 꽤나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때는 서양에서 산업혁명이 본격화하기 이전으로, 당시 청나라의 경제력은 유럽 국가들보다 강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중국이 더 발전한다고 해서 짝퉁도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속이는 자보다 속는자 잘못" 독특한 사고

넓은 땅덩이에 워낙 많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인지, 중국인들 머릿속엔 "절대 아무나 믿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깊숙이 박혀 있습니다. 본인과 긴밀한 관계, 즉 '관시'가 있고 없고에 따라 태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이런 인식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국인들의 이런 자세는 잘 모르는 사람을 속이는 일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보통 한국인들은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는 건 나쁘다고 배웁니다. 그렇다 보니 욕심 때문에 남을 속이는 사람도 보통 그것이 옳지 않다는 사실은 인지를 합니다. 대개 속아 넘어간 사람을 바보라고 탓하기보다는, 속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중국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속이는 사람보다 속아 넘어간 사람이 잘못"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자식을 키울 때 "남에게 속으면 안 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강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년전 중국에서 파문을 일으킨 가짜 영유아 백신(좌)/중국에선 한통에 6~7만원에 달하는 자국산 고급분유보다 한국, 호주 등 해외 분유가 더 선호된다
▲ 2년전 중국에서 파문을 일으킨 가짜 영유아 백신(좌)/중국에선 한통에 6~7만원에 달하는 자국산 고급분유보다 한국, 호주 등 해외 분유가 더 선호된다
중국에서 이런 불신풍조가 만연하게 된 원인으로는 영토와 인구 등 사회지리적 조건 외에, 나 혹은 내 주변만 괜찮으면 남이야 어떤 피해를 보든 상관없다는 특유의 개인주의 마인드를 들 수 있습니다. 수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멜라민 분유사건, 뇌물을 받고 가짜 의약품에 허가를 내줬다가 처형당한 고위공무원, 그리고 최근 불량 진단 키트와 가짜 보건증까지 모두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여기에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라고 할 만큼 '모로 가도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배금주의도 짝퉁 생산과 거래를 더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식품과 의료물품 등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것들까지 가짜가 횡행하는 데 대해서는 해외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모방이 미덕'인 문화와 희박한 지재권 인식

아이폰 11 정품과 중국산 짝퉁제품의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 아이폰 11 정품과 중국산 짝퉁제품의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과거 일본인들은 미국 제품을, 한국인들은 일본 제품을 많이 모방한 사례가 있지만, 중국인들의 솜씨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행한 산자이(山寨)라는 단어는 중국식 모방·복제의 대명사처럼 쓰여 왔습니다. 산자이는 '도적들이 사는 오두막'을 의미하는 말인데, 광둥성 선전 일대에 있는 중소업체들의 애플이나 삼성 폰을 모방한 제품들이 '산자이 폰'으로 불리면서 널리 쓰이게 됐죠. 이후 '산자이'는 휴대폰 외에 다른 분야까지 확대 적용돼 가방, 시계 등 일반 공산품은 물론 TV프로그램, 건축물, 심지어 도시와 유명인사까지 산자이식 짝퉁이 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불량 마스크·키트에 분유까지…中이 `짝퉁천국`인 이유는
그런데 이 산자이 제품에 대해 중국인들은 단순 모조품과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방은 했지만 창의적 요소가 가미된 '창조적 모방'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2010년 '중국 청년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국인 60% 이상이 "산자이는 대중적인 창조성의 표현이며 저소득층의 소비욕을 충족시켜준다"고 주장하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2008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과 유럽의 지재권 존중 요구에 "그런 식이면 세계 4대 발명품은 중국에서 나왔으니, 이에 대한 저작권료를 내라"고 응수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고 있죠. 중국의 입장에서 지재권 체제는 서구가 정한 관념이자 질서이기 때문에 중국의 내부 형편을 고려하고 공익에 부합하도록 지재권 제도를 유연히 운용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민주주의와 법치 같은 서양의 근대적 가치관이 자리 잡지 않은 중국에서 지재권에 대한 관념이 희박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산자이 기업의 성장과 '짝퉁 K브랜드' 기승

지난해 중국의 국제특허출원건수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그래픽=조보라
▲ 지난해 중국의 국제특허출원건수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그래픽=조보라
현재 중국이 자랑하는 샤오미, 화웨이 등 IT업체들도 글로벌 기업들을 모방하며 큰 '산자이 기업'이라고 할 수 있고, 이들의 성장 배경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산자이 기업들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중국 당국도 기술과 특허 보호를 위해 지재권 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습니다. 또한 일부 분야는 이미 모방 대상이었던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으며, 공격적인 특허 출원 노력으로 올해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 국제특허출원건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중국 기업이 만든 짝퉁 한류 매장 `무무소` 제품중 99%는 중국산이며, 베트남 등 세계 50여개국에 퍼져있는 짝퉁 한류 매장 대부분이 중국 기업이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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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기업이 만든 짝퉁 한류 매장 '무무소' 제품중 99%는 중국산이며, 베트남 등 세계 50여개국에 퍼져있는 짝퉁 한류 매장 대부분이 중국 기업이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매경DB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에 비해 자국 기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지재권 정책을 느슨하게 집행하는 면이 여전해 중국의 지재권 침해 관행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와 짝퉁 산업이 연관된 비중이 최소 20%에, 창출하는 일자리도 2000만개에 달한다고 추정될 정도니, 중국 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기대하기는 쉽지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주로 공산품에 치중됐던 베끼기 관행이 최근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까지 확산되면서 해외에서 K브랜드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거나, 한국 기업들이 보는 손해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중소·중견기업 40개사의 짝퉁 판매 게시물을 차단한 경제 효과만 948억원에 달했고, 중국에서 한국 상표 738건의 무단선점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모방을 통해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에 맞서, 어떻게 기술과 권리를 지켜내고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인지 한국 기업들과 정부 모두 보다 더 효과적인 대응을 향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 입니다.

[신윤재 기자]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2)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6] 태림포장 및 태림페이퍼의 인수전은 세아상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일단락되었습니다. 필자의 지난 연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2'에서는 태림포장의 인수가격에 대한 기본 개념 및 매도자(Seller) 입장에서의 희망 가격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오늘은 매수자(Buyer) 입장에서의 고려사항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는 2017년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354억원이었는데요. 2018년에는 1242억원을 달성합니다. 이런 상황은 회사를 매각하고자 하는 IMM PE(사모펀드)에 매우 좋은 타이밍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정도 실적이면 우리는 1조원 이상 받아야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으니 말입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안정적인 기업이 큰 이익이 나는 상황이니 구매하고 싶기는 하지만, 갑자기 개선된 실적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자는 어떤 것을 고려하여 매수가격을 결정했을까요? 제가 매수자라면 이러한 것들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1. 성장가능성이 중요

영업이익이나 EBITDA를 통해 기본 손익구조가 확인되면, 미래에 이 회사의 이익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아주 중요해집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래 세 가지 정도의 분석이 필요합니다.

(1) 매출액의 방향성

태림포장과 같은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경우 과거 3~5년 정도의 매출 추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의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매출액은 다음과 같은데요. 태림페이퍼의 경우 매출의 절반이상을 태림포장에게 하고 있기 때문에, 태림포장의 매출 변동과 거의 유사한 비율로 변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2)
매수자 입장에서 위 재무제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2017년에 매출 대박을 쳤으니 이후에도 비슷한 비율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제 생각에는 2017년에 뭔가 일시적인 이벤트가 있었고, 2018년이나 2016년과 같이 7%대의 성장률이 일반적인 것으로 예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7년 중에 관계사로부터 생산공장 3곳을 인수하였습니다)

(2) 시장의 규모 및 시장점유율

그리고 매출을 추정할 때는 그 회사가 몸담고 있는 시장의 규모와 회사의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태림포장의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국내 골판지상자의 시장규모와 시장점유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2)
위와 같은 정보를 볼 때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태림포장이 시장점유율이 1위인 업체인데 16%대에 불과한 것을 보면 가격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겠군, 그리고 국내총생산이 연간 3% 정도씩 성장하고 있는 걸 보면 태림포장도 결국 저 정도 성장률로 수렴하겠다.'

(3) 시너지의 유무

표면적으로 보이는 성장가능성이 크지 않더라도 인수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고려하면 인수가격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를 인수하여 자체생산브랜드를 만든다거나,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원재료를 판매하는 회사를 인수하는 등의 형태라면 재무제표에서는 보이지 않는 시너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림포장을 매각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수후보 1순위로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다만 한솔제지의 경우 본사의 자금사정과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 등으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고, 세아상역의 경우 의류생산으로 집중되어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태림포장 인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시너지가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기타 고려사항

(1) PE(사모펀드)의 회수기간 및 수익성

현재 태림포장의 지배주주는 IMM이라고 하는 사모펀드입니다. 펀드의 경우 투자약정기간 및 기대수익률(일반적으로 15~20% 내외)이 존재합니다. 즉 투자 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났고, 팔 수 있을 만한 기회가 보이면 과감하게 팔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IMM은 2015년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하여 태림포장 등의 계열사를 인수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약 4년 반 정도 흘렀죠. 그리고 2018년에 외부 상황 등으로 인하여 손익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렇다면 IMM PE는 지금이 투자금 회수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입니다. 2019년 말 기준 8000억원에 매각한다면 연 수익률 20%를 달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수자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며 협상에 임할 것입니다. 어차피 펀드의 투자기간은 길지 않고, 지금을 놓치면 앞으로 더 좋은 조건으로 매각할 기회가 생긴다는 보장이 없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매수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2) 경쟁상황

태림포장의 경우 최초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10개 이상의 업체가 인수전에 참여하여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인수가격은 경쟁이 붙어 1조원 이상으로 진행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인수후보자는 3곳이 남게 되었으며, 인수 후보자 모두 7000억~8000억원 정도의 인수가격에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매도자의 기대만큼 가격이 높아지지는 않았습니다.

(3) 정책적인 상황

골판지업계의 경우 2018년에 중국 이슈가 있었습니다. 중국이 폐지 수입을 제한하면서, 국내 폐지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그 폐지를 가지고 골판지 상자와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업체가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입니다. 2018년에는 매출가격이 그대로인데 제조원가가 크게 하락하여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입니다. 매도자는 이러한 중국정책이 지속될 것이므로 2018년과 같은 이익 규모는 유지될 것으로 주장하였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만 중국이 지금과 같이 폐지 수입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골판지의 판매 가격은 낮아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경쟁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시장점유율 16%라고 말씀드렸죠. 나머지 84%의 경쟁자들이 서로 경쟁하면 판매 가격은 낮아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실제로 태림페이퍼의 반기보고서를 통해 확인하면, 2019년의 골판지 원지의 판매단가가 2018년보다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내수 기준 5.6% 하락)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2)
3. 매수자 입장에서의 인수가격 결정

결국 매수자는 위와 같은 정보들과 인수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내부정보를 바탕으로 인수가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특히 2018년의 급격한 이익 증가, 그리고 2017년의 급격한 매출 상승 등 일시적인 이벤트가 많았으므로 그 영향을 조정하여 장기적인 손익을 추정할 것이며, 인수가격 7000~8000억원 수준이라면 IMM PE 입장에서는 충분히 EXIT(매각 후 수익실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 그리고 인수의향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인수가격을 꼼꼼하게 검토할 것입니다.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1)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2] 국내 골판지 1위 태림포장 및 태림페이퍼의 인수전 분위기가 심심해지고 있습니다. 석 달 전 예비입찰 당시만 해도 약 10개 업체가 경합하며 인수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였는데요.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많은 업체들이 떠났고, 현재 가장 높은 가격을 제출한 샨잉-베인캐피털 컨소시엄도 투자확약서(LOC) 제출이 지연됨에 따라 딜이 점점 늘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6월 초 8700원에 달했던 태림포장 주가는 9월 중순 현재 6000원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발생할 경우 신문에는 많은 기사들이 실리는데요. 기사에는 전문용어가 사용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M&A의 매수자(Buyer)와 매도자(Seller)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가격이 결정되는지 간단히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모든 투자자산이 그러하듯이 사고 팔리는 가격은 근거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근거의 핵심은 주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첫째 '매물의 현재의 능력(가격)은 어떠한가', 둘째 '미래의 성장 가능성은 어떠한가'일 것입니다.

첫 번째 핵심의 경우 과거 실적이나 현재 시장가격이 존재하니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한데, 문제는 두 번째입니다. 미래를 어떻게 추정하느냐에 따라서 각 참가자의 마음속 가격이 매우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추정하는지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현재의 능력은 어떠한가?

회사에는 재무제표라는 명확한 과거 기록이 있습니다. 그중에 매수자가 관심을 가지는 정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틀린 답은 아닙니다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는 바로 '현금창출능력' 입니다. 이 회사가 1년에 얼마의 현금을 벌어들일지 알아야 내가 투자금을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얼마를 투자할지 판단할 수 있겠지요.

다음의 정보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현재의 능력을 판단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이외에도 많은 정보가 있지만 필자의 의견에 따라 간단하게 요약한 내용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률이란 회사가 100원짜리 물건을 팔았을 때 얼마를 남기느냐의 개념입니다. 우리는 마진율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요? 그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연히 중요한 정보이므로 매수자가 인수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태림포장의 3개 연도 손익계산서를 요약해봤는데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1)
아마도 매수자라면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2016년과 2017년은 태림포장이 1~2%대의 영업이익률, 태림페이퍼도 7%대인 것으로 보아 수익성이 높지는 않네. 2018년에는 중국 폐지 수입 정책 때문에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급증했는데, 이거 잠시 반짝한 것 아닐까?'

2) EBITDA

회사의 현금창출능력 확인을 위해 가장 보편적이고 간편하게 사용되는 지표는 EBITDA입니다.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줄임말인데요.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에서 법인세, 이자비용,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입니다. '영업이익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나? 어차피 영업이익에는 법인세랑 이자비용은 관계없잖아'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영업이익에는 감가상각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감가상각비는 회계상 비용이지 현금이 사용되는 비용은 아니죠. 예를 들면 회사가 4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했고, 그 건물을 40년 동안 쓸 계획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그 건물의 건설로 인해 손익계산서에는 매년 10억원(400억원/40년)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겠지만 현금 400억원은 건설되는 첫해에만 지출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래서 현금창출능력의 확인을 위해 사용되는 EBITDA에서는 주로 영업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빼줍니다. 즉 영업이익보다는 EBITDA가 커지겠죠.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3개 연도 EBITDA를 산출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간편한 설명을 위해 금액적으로 작은 무형자산상각비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태림포장의 사례로 본 M&A의 적정가격(1)

3) Normalize EBITDA

태림포장 매각 관련 기사를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매도자가 원매자에게 제시한 Normalize EBITDA는 1630억원이다.' EBITDA는 알겠는데 Normalize EBITDA는 무엇일까요? Normal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알다시피 보통의, 평범한, 정상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Normalize라는 것은 정상화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미 위에서 EBITDA를 다 확인했는데 무엇을 정상화한다는 말일까요?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2016년에 우리는 메르스의 여파로 판매량이 2015년이나 2017년에 비해 매출이 20%나 감소했어, 이는 특이사건이므로 2016년 매출액은 조정해서 봐야지' '우리는 그룹 계열사라서 우리가 직접 쓰지도 않은 광고선전비를 100억원이나 반영했어, 분리해서 매각하면 없는 비용이나 마찬가지지' '2018년에는 중동전쟁으로 갑자기 유가가 폭등했어, 이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너무 높은 유가지수니까 일부 손익 조정을 해서 봐야겠지'.

이런 식으로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나 매각 후에 발생하지 않을 비용 등에 대해서 조정하는 작업을 합니다. EBITDA 산출의 목적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영업이익이 몹시 들쭉날쭉하다면 3~5년 평균치 정도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그럼 위의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Nomalize EBITDA로 1630억원을 제시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아마 매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2016~2017년에는 700억원 수준이긴 하나 2018년을 기점으로 상황이 확 바뀌어 2018년 EBITDA는 16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외부 요건으로 인한 상승이긴 하지만 저희가 볼 때 중국의 폐지 수입제한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고 지속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일부 특수한 비용을 제외하고 보면 최소한 우리는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가 연간 1630억원 수준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했다고 판단됩니다. '

4) 매도자 입장에서의 매도가격 추정

일반적인 M&A의 경우 EBITDA의 10배 내외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됩니다. 업종 특성에 따라 인기가 많으면 훨씬 높은 배수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인기가 조금 떨어지면 7~8배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합니다. 현재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매도자는 IMM PE라는 펀드인데요. 태림포장의 58.9%를 가지고 있고 태림페이퍼는 사실상 전체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의 예비입찰이 한창일 때 시장에서는 1조원 딜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매도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태림포장의 2018년 EBITA가 약 590억원인데 10배 하면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 아닌가? 그럼 우리 지분율이 약 58.9%니까 3500억원 정도는 받을 수 있겠군' '태림페이퍼의 2018년 EBITDA가 약 1000억원 수준인데 우리가 봐도 2018년 실적이 좀 많이 크긴 했어. 아무리 그래도 7배수 정도만 반영해도 기업가치는 7000억원 아닌가? 여긴 사실상 우리가 모두 보유하고 있으니 7000억원 정도는 받을 수 있겠어' '결과적으로 두 개 회사 합치면 못해도 1조원 이상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듯 매도자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보고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한 법이죠. 아마 매수자는 미래에 어떠한 일이 발생할 것인지 추정해 보수적으로 매수가격을 측정할 것인데요. 미래의 추정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필자의 다음 연재일인 10월 15일에는 주로 매수자 입장에서의 거래가격 산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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