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의 TV의 미래는?
세대간의 컨텐츠 소비 문화와 방식의 차이가 극대화 되는 현상과 함께 지금 미디어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TV 시장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으면서도 예전 세대에 비해서 훨씬 많은 TV 컨텐츠를 웹하드나 웹이나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등을 통해서 소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전년대비 무려 15%나 감소하는 등 컨텐츠 소비의 추세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매체와 스마트 기기에서의 컨텐츠를 소비하는 세대가 성장해 나가면서 전통적인 TV를 둘러 싼 산업의 생태계의 변화는 훨씬 더 가속화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방송사, Youtube, NetFlix 와 같은 컨텐츠 사업자가 아닌 삼성, LG 그리고VIZIO와 같은 TV 제조사들도 컨텐츠 시장에 눈을 뜨게 만들고 있다. 물론, 세대간의 컨텐츠 소비 성향과 주요 소비 플랫폼의 축이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미국 가구에서 최소한 한대의 커넥티드TV 세트를 가지고 있고 이 수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사실을 보면 아직까지는 길이가 긴 Long-format 영상의 경우는 거실의 대형 TV와 같은 최상의 조건의 스크린에서 감상하고 싶은 욕구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아직까지 영화관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영화와 같은 Long-format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일 것 같다. 혼돈의 시기임이 분명하다.
TV제조사들의 위기의식은 최근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사실, 예전부터 삼성과 LG 그리고 VIZIO와 같은 TV 제조사들은 TV의 플랫폼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아마도 그 배경은 관련 기술 성장동력의 한계로 인한 TV 하드웨어 판매가 점점 고착화될 것이라는 판단과 중국 메이커들의 약진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평범한 송수신 디스플레이에서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이 스마트TV로 진화했고 이제는 단순히 화면의 크기와 두께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로까지 그 기술이 진보 했다. 화질 역시 현재 이상의 화질 수준부터는사람의 눈으로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여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이제는 TV를 구부리기까지(?)하여 Curved TV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현실감의 증가를 차별화 요소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TV 제조사들은 더 이상 하드웨어의 차별화로 승부를 걸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스마트TV를 단순한 스크린을 제공하는 하드웨어가 아닌 새로운 광고를 팔 수 있는 컨텐츠 플랫폼
으로써의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삼성을 시작으로 TV 제조사들은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 기술을 탑재하여 TV의 스크린 단위에서 시청자가 소비하고 있는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TV가 예전에 TV로써는 할 수 없었던 시청자가 보는 컨텐츠에 대하여 실시간으로 1)Tracking, 2)Replacement, 3)Analytic 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것을 통해 기존의 인터넷 매체에서만 할 수 있었던 ‘쌍방향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삼성은 이미 2012년부터 미국에 출하되는 대부분의 스마트TV에 ACR을 탑재하여 수천만의 잠재적 광고판을 깔아내기 시작하였으며 실제로 작년 수퍼볼 (Super Bowl)에서는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들만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터렉티브 광고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광고주와 방송사들과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화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LRG (Leichtman Research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이제는 미국 가구의 56%가 최소한 한대의 TV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커넥티드 TV
라고 하며 이는 xBox와 같은 비디오게임이나 Smart TV 그리고 Apple TV, Chromecast 같은 장비를 통한 연결까지 포함되어 있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숫자이다. 2010년에 24%에서 2013년에 44%였던 수치를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TV 화면이 인터넷에 연결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V의 인터넷과 연결되는 속도가 증가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TV에서 컨텐츠가 소비되는 변화도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 성인의 29%가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TV를 통하여 컨텐츠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것 역시 2010년의 5%, 2013년의 17%에 비하여 매우 가파른 속도로 TV를 통한 컨텐츠 소비 패턴의 가속화를 볼 수 있다. Netflix의 경우에는 스트리밍 비디오 사용자의 85%는 PC가 아닌 TV에서 구매한 컨텐츠를 직접 스트리밍 받아서 시청을 하고 있다.
Digital TV Research의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면 xbox와 같은 게임 콘솔로 시작된 커넥티드 TV의 형태의 변화는 흥미롭다. 2020년이 되면 게임 콘솔로의 연결은 크게 줄어 들고 스마트TV와 Apple TV와 같은 Streaming set-top box를 통한 커넥티드 TV의 형태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40% 가까이는 TV 제조사가 직접 만든 스마트TV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외의 지역을 보더라도 현재 영국에서는 90%의 가까운 가구수가 스마트TV를 통하여 TV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며 유럽의 다른 지역도 7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TV 사업자들의 TV라는 디스플레이의 플랫폼화에 대한 노력과 함께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보여지는 커넥티드 TV 의 도입 속도가 맞물려지면 분명히 큰 플랫폼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TV 제조사들이 지금까지 준비하며 갈망하고 있는 TV 하드웨어의 플랫폼화의 성공과 함께 시청률의 재정의와 이에 따른 TV 광고 형태의 변화 그리고 더불어 MCN과 같은 개인 방송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컨텐츠공급자들의 영향력의 약화가 맞물리면 이 시장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TV 제조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의 하드웨어 중심적 철학과 입지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IPTV를 시작으로 커넥티드 TV의 형태가 자리 잡기 시작한 한국에서도 그 변화의 조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2010년에 출시된 이후 스마트TV는 커넥티드 TV로써는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제공했던 방송 정보나 날씨정보 서비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과의 연계 서비스 등 아주 기초적인 서비스들 조차 사용자들에게 외면 당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자체적으로 콘텐츠 수급을 시작하고 있고, 거실의 스마트TV를 인터넷에 연결시키게 하기 위한 기술 혹은 플랫폼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국내 TV 제조업체들이 인터넷만 연결하면 무료로 각종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출시 했다. TV 제조업체가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 부문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이런 행위는 단순히 스마트TV 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움직임의 바탕에는 미국서 이미 일찍이 시도하고 있었던 TV의 플랫폼화 전략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기존 TV 생태계의 다양한 사업자들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더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스마트TV에서 일어 나고 있는 TV 스크린 자체의 플랫폼화와 이를 기반으로한 다양한 시도들의 결과는 머지 않아 우리 거실 안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컨텐츠의 제작, 유통, 소비 그리고 광고의 영역까지 전 생태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TV 제조사들의 스마트TV의 플랫폼화은 이것을 더 극명하게 가속화 시킬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 했을 때와 같이 플랫폼의 새로운 등장과 생태계의 급속한 변화는 기업가에게 시대가 주는 좋은 기회와도 같은 것이다.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TV 환경에서 게임에 가까운 실시간 인터렉티브 컨텐츠부터 정밀한 시청률과 감성 엔진이 결합된 좀 더 개인화된 TV 광고 그리고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실시간 시청 데이터 기반의 TV 광고 인벤토리의 경매 플랫폼 등 만들어질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이 격변하는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기업가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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