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를 위한 Y세대 동기부여 노하우

X세대와 Y세대 사이엔 큰 강이 있다

281호 (2019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 내 세대 간 화합을 위해선 중간관리자로 성장한 X세대가 Y세대를 완전히 다른 문화 집단으로 이해하고 기존과 다른 동기부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1. Y세대는 진급 혹은 금전적 보상에 대한 기대가 약하며 자기 계발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선호한다. 여가가 생길 때도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는 회식보다 개인적인 자유 시간을 원한다.
2. Y세대는 평가받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피드백과 작은 보상을 즉각적으로 해줌으로써 조직에 의미 있는 사람임을 주지시켜줄 필요가 있다.
3. Y세대는 조직 생활의 경험이 적기 때문에 사회적 스킬에 대해 세심하게 교육하고 소통을 통해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한 금융회사의 간부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입사한 지 일주일밖에 안 돼서 퇴사하겠다고 문자 하나 보내고 바로 다음 날 안 나오는 게 말이 되나요?” 초봉이 5000만 원이 넘는데다 핵심 부서에 근무 조건도 좋다. 간부는 도대체 뭘 어떻게 더 해줘야 되는 거냐며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어렵게 뽑은 신입사원의 퇴사 자체도 문제지만 기존 인력들의 사기마저 떨어지니 큰일이다. 분명한 건 문자로 퇴사를 알리는 직원의 태도에 특별히 나쁜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Y세대,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를 그만둘 때나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때, 문자 한 통 보내면 다 정리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연인과 이별할 때도 문자로 정리하는 세대다. 하지만 입사 1년 이내 퇴사율이 30%에 육박하는 현실은 기업 입장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연봉의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세대 간 갈등은 옳고 그르냐가 아닌, 두 세대 간 문화 차이로 이해돼야 한다. 문화 연구의 대가인 홉스테드는 문화를 한 집단이나 범주의 사람들이 다른 집단이나 범주의 사람들과 구분되는 집합적 정신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사람에게 성격이 있듯, 한 집단에는 문화가 있다. 유전자와 환경에 따라 사람들이 다르게 성장해서 성인이 되면 비로소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인식하듯이 문화도 성장 과정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 X세대와 Y세대도 마찬가지로 엄연히 성장 배경이 다른, 상이한 문화 집단으로 이해돼야 한다. 하지만 세대 간 갈등의 비극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세대 간 화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한 문화권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관찰자의 주관을 배제하고서 문화를 인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내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오늘날 기업 내 세대 갈등의 해답은 결국 중간관리자로 성장한 X세대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X세대는 그들과 전혀 다른 가정과 학교생활을 경험한 Y세대가 조직에 들어왔을 때 이들의 다른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X세대의 중간 나이인 필자는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부터 Y세대를 연구해왔다. 200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어떻게 베이비부머와 Y세대가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어 가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리면서 Y세대에 대한 논의는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본 글은 기본적으로 X세대를 위한 Y세대의 이해와 동기부여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Y세대는 1980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는데, 필자가 컨설팅한 많은 조직에서 세대가 갈리는 느낌은 보통 30대 중반 정도로 체감됐다. 따라서 본 글은 이제 마흔이 된 1980년생은 X세대에 조금 더 가깝고, 서른여섯 정도 된 사람들부터 Y세대로 느껴진다고 가정한다. 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문화 연구든 그룹 내의 차이가 그룹 간의 차이보다 크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X세대 내에도 Y세대보다 더 Y세대 같은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또한 본 원고에서의 X세대는 90년대 초반 학번, 즉 초기 X세대를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X세대와 Y세대의 큰 강: 1990년대에 생긴 일

X세대와 Y세대의 서로 다른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1990년대에 일어난 세계적인 엄청난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1990년대 인류는 인터넷과 e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지구촌으로 거듭났다. 이념 갈등도 종식됐다. 소련이 붕괴되고, 공산주의였던 러시아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개혁을 추진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독일이 통일되고, 동유럽도 공산주의의 붕괴로 러시아로부터 독립, 서구 사회와 교류를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중국의 죽의 장막이 걷힌 것이다. 중국의 12억 인구가 개방되면서 세계의 공장을 형성했다. 산업적으로는 디지털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하고, 이동통신이 발달해 닷컴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또 미디어의 폭발적 발달로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뉴스가 공유됐다. 대한민국도 1988년 올림픽을 전후해 선진국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군부 독재가 물러가고, 민주화가 이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풍요를 누렸다. 젊은이들의 물질적 풍요를 대변하는 가장 유명한 단어가 바로 ‘오렌지족’이다. 이 시기 젊은이들은 다양한 산업의 발전과 고성장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선택해 이어갈 수 있었다. 노래 ‘아 대한민국’의 가사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가 있어”에 공감할 수 있는 시대였다. 적금 이자는 10%대였고, 매년 주가도 10∼20% 성장했다. 하지만 1997년 말에 발생한 외환 위기는 이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대한민국 밀레니얼세대의 비극: 2000년대에 생긴 일

2000년대 이후 세계 경제 역시 닷컴 산업의 붕괴, 이라크전 같은 위기를 맞았고 저성장의 시대에 들어선다. 과거 화려했던 10년은 X세대의 물질주의를 부추겼고, Y세대의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Y세대가 성인이 된 사회는 그들이 어린 시절 봐온 어른들의 세상과 사뭇 달랐다. 1997년 말 외환 위기가 터진 이후 국내 상황은 밀레니얼세대들에게 크나큰 시련을 줬다. 그 시절 사회생활을 하고 어린 자녀를 키웠던 초기 X세대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Y세대를 강타했다. 밀레니얼세대는 2000년대에 일을 시작한 세대인데 대학 진학률이 8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수학능력시험으로 대학을 가던 제도는 한 가지만 잘하면 갈 수 있도록 개편돼 각종 특기생 전형을 만들어 냈다. 과도한 입시 준비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명목으로 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학교는 월말고사, 중간/기말고사 등 수많은 시험을 없앴고, 보충수업, 야간 자율학습을 대폭 축소했다. 입시제도의 변화로 고등교육 과정은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학생들은 권리 의식을 갖고 인권조례를 만들었고 체벌은 금지됐다.

쉬운 수능은 학생들로 하여금 쉬운 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했다. 수능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바뀌는 식이 되자 학생들은 실수에 과민해지고 쉬운 문제를 계속적으로 연습하는 쪽으로 사교육 열을 올리게 된다. 뒤이어 학생 평가 기준으로 교내 각종 시험과 대회만을 인정하는, 학생 생활기록부를 토대로 한 대학입시제도가 생긴다. 이로 인해 다 같이 열심히 해서 우리의 꿈을 함께 이루자는 학생들 간의 소박한 연대의식이나 교실 내에서 서로 도와주는 문화는 깨지게 된다. 교사들은 ‘선생’이라기보다 학생들의 미래를 규정할 수 있는 절대 평가자로 적대감의 대상이 됐다. X세대가 경험했던,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못하는 학생을 도와주던 문화, 교사가 학생들과 맺었던 친밀한, 혹은 방임적 관계는 사라졌다. 체벌이 사라진 뒤 학교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상점과 벌점제도를 만들어서 모든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이 결과가 성인이 된 후 진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극도의 불안으로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이런 불안은 기성세대를 향한 복종 혹은 분노로 표출됐다.

IMF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Y세대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에는 비정규직이 늘었다.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으로 2년 이상 한 직장에 근무하게 될 경우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규정이 생기면서 단기 계약직이 증가했다. 베이비붐세대들은 종신고용, 초기 X세대들은 정규직이 주요 고용 형태였다면 Y세대는 도급과 하청, 재하청, 비정규직 등이 주를 이뤘다. 이 와중에 창업, 신산업 창출 같은 돌파구도 생기지 않았다. 베이비붐세대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제조업을 성장시켰고, X세대는 컴퓨터 게임과 한류로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켜서 20여 년이 지난 지금 방탄소년단을 배출했고, 세계적인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Y세대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사례를 찾기 힘들다.

‘소확행’이란 말처럼 Y세대들에게 행복은 소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Y세대는 세계사에 기록될 수준의 성공을 이룬 앞 세대에게 늘 평가받고, 비교당하고, 비난을 받아왔으며 계속 가난했다. 이들에게 확실한 행복은 월급날 TV에 나온 맛집에 가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서 ‘좋아요’를 100개 받는 것이다.

다시 말해, X세대와 Y세대가 경험한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 X세대는 가난하게 태어나서 점점 부자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자수성가를 한 세대다. 반면 Y세대는 부잣집에 태어났는데 부침이 심한 환경에서 자라고 성인이 돼서는 아버지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됐다. 불과 10∼20년의 차이지만 압축 성장을 경험한 우리나라에서 세대 간 간극은 그 어느 나라보다 심하다.

필자는 세대 간 불화의 해답은 결국 X세대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세대든 아래 세대가 위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미 조직은 X세대의 문화를 상당히 반영하고 있다. 전혀 다른 가정과 학교생활을 경험한
Y세대가 조직에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조직과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는 없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세대 갈등은 서로 다른 집단에 내재된 보이지 않는 문화적 가정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두 세대의 문화적 차이를 바탕으로 X세대가 Y세대를 동기부여 하는 노하우를 7가지로 정리했다.



1. Y세대에게 금전적 보상을 앞세우지 말라

가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동전을 그려보라고 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크게 동전을 그린다. 가난하게 자란 사람들에게는 돈이 더 의미가 크다는 뜻이다. X세대는 베이비붐세대처럼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러나 Y세대는 1990년대에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따라서 X세대만큼 돈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돈이 줄 수 있는 혜택도 크지 않다. X세대는 회사만 다니면 어쨌거나 집도 장만하고 결혼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고, 그때는 다 가난하게 자란 사람들이기 때문에 동료들 간의 빈부 차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Y세대는 집 장만이 좌절되고, 동료들 간의 빈부 격차도 크다. 회사에서 해 줄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이들에게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따라서 금전적 보상으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X세대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Y세대는 성과 보상으로 동기 부여되는 경향이 약하며 이는 낮은 직급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해진다. X세대가 치열하게 일해서 큰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한 반면 Y세대는 적당한 업무량과 개인의 성장, 우호적인 분위기를 더 선호한다.(그림 1)

2. Y세대는 회식보다 자유시간을 원한다

Y세대는 학원에서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던 세대다. 수업을 마치면 친구들과 오락실이나 만화방에 가고, 축구를 하다가 친구네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고, 저녁 먹을 시간이 돼 집에 돌아가던 X세대와 다르다. 학교를 마치자마자 학원 순례를 시작한 Y세대들에게 같이 어울려 노는 것은 익숙지 않다. 힘든 프로젝트가 끝나면 X세대는 회식을 원한다. 회삿돈으로 포식하고 술 마시고 놀고 싶어 한다. 반면 Y세대는 자유시간을 절실하게 원한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심심했던 시절이 별로 없다. 퇴근을 일찍 하고, 딱히 하는 일이 없더라도 자신이 주도권을 쥐는 자유시간을 원하며, 이를 가능케 하는 적당한 업무량을 원한다.

3. 피드백과 작은 보상은 즉각적으로

학생기록부를 토대로 대학에 가는 학생부종합전형, 이른바 ‘학종’이 등장하면서 Y세대는 늘 평가를 받아왔다. 시험, 작은 교내 대회, 숙제 하나하나가 모두 평가의 대상이자 그들의 대학을 결정짓는 요소였다. 그래서 이들은 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수능 같은 한 방의 성과를 기대하지 못한다. 따라서 Y세대에는 즉각적 피드백이 효과적이다. 피드백의 내용은 업무 종류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리더는 그때그때 피드백을 줄 수가 있다. “잘하고 있다” “이것은 이렇게 수정하면 좋겠다” “수고한다” “고생한다” 등등의 피드백을 통해 리더는 그들의 일을 잘 파악하고 있음을 표현할 수 있다. 또 잘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작은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커피를 한 잔 건넨다거나 모바일 쿠폰을 보내주는 식도 좋다. 이런 작은 보상이 연말 평가에서 고가를 잘 주겠다거나 승진할 때 챙겨주겠다는 말보다 더 효과적이다. 연말에 꽂히는 뭉칫돈보다 지금 당장 들어온 6000원짜리 모바일 쿠폰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Y세대는 대학 시절 선배가 밥을 사주던 세대가 아니다. 그래서 누가 커피 한 잔만 사줘도 매우 고마워한다. 또 X세대가 모바일 쿠폰을 받으면 커피 마실 때 쓴다고 생각하는 반면 Y세대는 쿠폰을 받으면 쿠폰을 쓰러 카페에 간다. 이들에게 모바일 쿠폰은 단순한 커피 한 잔을 사주는 게 아니라 관심의 표시, 하나의 이벤트를 선물하는 셈이다. 한편, 법인카드로 사주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다. Y세대는 법인카드는 사실 ‘우리 돈’인데 상사가 생색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은 금액이라도 개인 비용을 쓰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4. 조직에 의미 있는 사람임을 주지시켜라

대한민국에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외동이다. 이들은 늘 관심과 보살핌의 대상으로 자랐다. X세대가 어린 시절 여러 형제 중 한 명으로, 집에서 부모님의 심부름을 하며 자란 것과 다르다. X세대는 한 반에 50∼70명씩 되는 교실에서 교사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이름 대신 출석번호로 불렸다. 그 시절 중·고등학생은 중요한 노동 자원이었다. 학교에서 교실은 물론, 화장실, 교무실, 운동장, 화단, 심지어 학교 근처까지 모조리 학생들이 도맡아 청소했다. 나라 행사에 동원되는 일도 잦았다. X세대가 다니는 학원은 수십 명에서 100여 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단과반으로 그 안에서도 누구 하나 개인적인 관심을 받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Y세대는 한 학급이 40명 안팎으로 구성돼 교사의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교사, 대학교 학과 교수님들도 학생들의 이름을 다 알 정도다. 학원도 소규모 학원에서 원장과 교사들의 관심을 받았고, 학습 상태에 대한 피드백은 바로 부모에게 전달됐다. 또 Y세대는 자라면서 “공부만 열심히 해”란 잔소리만 들었지 그 외 모든 허드렛일에서 배제됐다. 청소는 용역업체가 하고, 예외적으로 노동력이 필요하면 부모가 동원됐다. 따라서 이들은 의미 있는 일이 아닌 소위 잡일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예컨대, Y세대들은 외식할 때 부모가 고기를 구워줬다. 하지만 직장 회식 자리에서 본인이 고기를 구워야 하는 입장이 되면 본인의 처지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느낄 것이 자명하다.

Y세대는 의미 있는 사람으로 자랐고, 계속 그러길 원한다. 따라서 그가 하는 일이 허드렛일이 아니라 조직의 중요한 일임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며,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고, 그를 통해 본인도 조직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음을 설명해 줘야 한다. Y세대는 중·고등학교 시절 봉사 활동을 조직적으로 해온 세대이기 때문에 양보와 봉사의 미덕을 더 잘 안다. 강압적이지 않게 잡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면 적극적으로 따를 것이다.



5. 프로세스를 명확히 해라

학종으로 대학을 간 Y세대는 평가 하나하나에 상상 이상으로 민감하다. 그들에게 평가 공정성은 생명과 같다.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X세대와 다르다. 경쟁자가 내 눈앞에 있다. 그들과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그것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세뇌당하면서 자랐다. 지난 2017년 국정농단, 탄핵, 정권 교체 이 역사적 사건의 발단은 정유라의 학점이었다. 체육특기생이 출석도 제대로 안 했는데 좋은 학점을 받았다고 학생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X세대도 대학 다닐 때 체육 특기생이 있었지만 그들의 학점에 과연 관심이 있었을까? 자기 학점에도 별 관심이 없던 X세대가 체육 특기생의 학점까지 신경 썼을 리가 없다. X세대와 Y세대는 프로세스와 평가 공정성에 대한 잣대 자체가 극단적으로 다르다. Y세대에게 주먹구구식의 평가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논리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Y세대는 X세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권 의식과 주권 의식을 갖고 있다. 회사가 작은 일을 결정할 때도 공정성을 기하고 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불만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Y세대는 그 잣대에 대한 질문은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즉, 평가 지표 그 자체보다는 프로세스의 공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에 따른 결과는 쉽게 수용하는 편이다. 어떤 기준이든 본인이 손해만 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평가 자체를 없애는 기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평가는 어떻게 해도 공정하기 힘든 문제이고, 리더들이 평가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를 없애든가,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6. 교육 기회를 확대하라

Y세대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나 사회적 기술을 배울 기회가 적었다. Y세대는 X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동네 형, 동생들과 하루 종일 놀러 다니면서 배우는 조직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다. 따라서 사회적 기술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소통을 요구하지만 사실 그들도 소통에 서툴다. 이런 것까지 가르쳐야 하나 싶은 사소한 것들까지 전부 가르쳐야 한다. 다행히 요즘은 회사 외부에 수많은 교육기관이 있고, 유튜브 같은 매체를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쉽다.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은 Y세대는 계속 사교육을 받아야 안정을 느낀다. 주52시간이 초기 X세대를 당구장과 술집으로 보내고 있다면 Y세대는 학원으로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계속하게 마련이다. 동호회 만들어서 와인 모임하고, 바이크 모임을 하는 것은 X세대들이다. 동아리 만들어서 놀던 버릇이다. 그러나 Y세대에게 유행하는 소셜 모임은 스터디 모임과 북클럽이다. 이들은 모여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다. Y세대가 교육과 경쟁력에 대한 강박이 있음을 감안해 기업 안팎으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7. 모두와 끊임없이 소통하라

Y세대는 어릴 때부터 보살핌을 받아온 세대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것이 평가를 위한 것이든, 돌봄을 위한 것이든 말이다. 따라서 윗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시한다. 다른 한편, 외동이거나 1명에서 많아야 2명의 형제와 지낸 사람들은 모든 것을 독점하는 데 익숙하다. 또 성장 과정에서 집에 아버지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에도 여성 교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표현에 소극적인 남성 어른들의 문화가 익숙지 않다. 따라서 Y세대를 대할 때는 그들 모두가 ‘편애’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대해야 한다. 누군가 한 사람을 다 같이 보는 데서 칭찬을 하면 다른 이들을 당황하거나 불안하게 할 것이다. 야단도 따로 불러서 치고, 칭찬도 은밀하게 해 주는 게 효과적이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 팀장님은 나를 잘 보고 계셔’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면담, 피드백, 눈빛, 메신저, 심지어 이름을 불러주고 모바일 쿠폰을 주면서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리더들은 가능한 잡담을 많이 하고, 일에 관한 이야기는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기업 교육 현장에서 말하면 보통 X세대 리더들은 매우 당황스러워한다. 그리고 묻는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다른 선택지는 없다. 이제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가 들어온다. 이들은 Y세대와 또 다르다. 앞으로 2021학번부터는 학령인구가 대학 정원보다 적어질 것이다. 경쟁도 훨씬 덜하고, 대학 커트라인도 급격히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70∼80%가 외동이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해외여행을 다니고, 100만 원짜리 핸드폰, 50만 원짜리 패딩을 입은 세대들이다. 시간은 결코 거꾸로 가지 않는다.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젊은 인력을 계속 유지할 수가 없다.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새로운 세대의 인재를 얼마나 유치해서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리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김현정 숭실대 혁신코칭컨설팅센터 주임교수 hyun8980@gmail.com
필자는 이그제큐티브 코치로 대기업 임원과 팀장을 대상으로 코칭 활동을 하고 있으며 숭실대 혁신코칭컨설팅학과에서 코치를 양성하고 있다. 미네소타대 상담심리학 석사, 컬럼비아대에서 조직 및 리더십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시아드 글로벌 리더십센터 연구원, 삼성전자 리더십 개발센터, 숭실대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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