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해졌고 가까워졌고 익숙해졌다. 

그리고 딱 그만큼 미안함은 사소해졌고 고마움은 흐릿해졌으며

엄마는 당연해졌다. 

 

..... 

 

세상 모든 관계는 익숙해지고 결국엔 당연해진다. 

 

선물의 가장 강력한 힘은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를  

새삼 다시 설레고 감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선물을 고르고 카드 문구를 고민하며 그에게 마음을 쓰는 사이

어느새 그 사람은 내게 다시금 새삼스럽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이란 반드시 전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가 급기야 무뎌짐으로 퇴화돼 버린다면

이젠 그 어떤 선물도 뒤늦은 노력도 의미없다.  

 

아무 관심도 갖지 못하고 베란다 귀퉁이에서 바짝시들어 버린 난초에게

때늦은 물과 거름은 소용없는 일이다.  

 

관계가 시들기전에 서로가 무뎌지기 전에  선물해야 한다.

마음을 전해야한다.

 

-응답하라 1994 06화 선물학 개론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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