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통적 통화정책이란?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앞서서, 그렇다면 전통적 통화정책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중앙은행의 역할 또는 통화정책의 목표 및 수단에 있어 동일한 의견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70년대에 전세계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였고 2000년대에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이후 장기간 안정기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은행의 최우선적인 목표가 바로 ‘물가안정’이었습니다.
 
반면에 금융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은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역할 :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금융기관에 유동성 지원 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 물가가 매우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물가안정이 금융안정을 무조건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불안 타개를 위해서 다수 중앙은행은 기존의 통화정책과는 사뭇 다르게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였습니다.
 
즉,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란 전통적 통화정책보다 더 적극적인 금융불안에 대한 대응과 거시건전성 관리 역할의 강화로 특징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행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정책금리가 제로 또는 실효하한에 도달하였거나 파급경로가 현저히 훼손된 상황에서 금융안정 회복과 경기침체 방지를 위해 중앙은행이 단기시장금리를 실효하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규모 이상으로 통화량을 공급하거나 위험도가 평상시보다 크게 높아진 자산을 매입하는 조치” 라고 정의하고 있지요!

전통적 통화정책인 공개시장조작과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의 차이점

공개시장조작과 양적완화는 둘다 시중의 증권이나 채권을 사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목적이 다릅니다. 공개시장 조작은 콜금리와 기준금리간에 괴리를 해소하기 위함이고, 양적완화는 시장금리 자체를 낮추는데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에게 자금을 대출해주는데 이때의 금리를 콜금리라고 합니다. 콜금리는 하루 단위로 변화합니다. 콜금리는 기준금리를 토대로 설정이되고 한국은행은 매월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준금리와 콜금리는 현실적으로 같지가 않습니다. 15년 12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5%이지만, 15년 12월 29일 콜금리는 1.49%이다. 12월 22일에는 1.48%였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와 콜금리 사이에는 살짝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정부는 환매조건부채권(RP,Repurchase Agreement)를 통해서 시중은행의 채권을 매입하거나, 매도합니다. 기준금리와 콜금리간의 괴리를 메운다는 일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양적완화는 영구적으로, 강제로 (장기)시장금리를 낮추어서 경제를 부양하는 적극적인 정책입니다.지난 몇년간 미국 기준 금리가 0%였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 금리가 0%라고 해서 시중금리가 0%는 아닙니다. 신용도에 따라서 다를 것입니다. 이때 중앙은행은 국채 및 증권을 매입해서 시중에 돈을 풀어버리면, 시중 금리가 더 떨어질 것입니다.
 
장기시장금리(일반적으로 10년국채 금리)는 경제주체가 장기 대출 시 대표적인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경제주체의 대표적인 대출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 및 장기 대출, 그리고 가계의 부동산 대출이 있습니다. 장기금리의 하락은 회사채 및 장기 기업 대출의 이자율 하락, 부동산 모기지 이자율 하락 등을 통해 경제부양 효과로 파생됩니다.
 
금리를 0%까지 낮추었는데, 시장에는 돈이 더 필요해서 시장의 채권을 매입해서 현금을 더 풀어 버리는 정책이 바로 양적 완화입니다. 또한 이때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채권이 아니라 일반 국채 심지어 기업증권도 매입하면서 경기를 부양합니다.

기준금리가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파생경로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렇게 결정된 기준금리는 금융기관 간 초단기 금리에 해당하는 콜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콜금리는 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등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시장금리, 장기시장금리,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 등 금융시장 전반에 금리 하락을 유도합니다. 기업의 경우 다른 조건이 동일하면 대출금리 하락을 금융비용 하락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기계장비를 구입하려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납니다. 즉 투자 지출이 늘어나게 됩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의 실현 방법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수단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수단이 있습니다.

  1.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공급(liquidity provision)
  2. 신용자산 매입(outright purchase of credit assets)
  3. 선제지침(forward guidance)
  4. 국채매입(purchases of government bonds)

(1)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공급

기존 여신제도의 범위를 확대, 기준을 완화한 방안

(2) 신용자산 매입

민간의 위험자산을 직접 매입

(3) 선제지침

금융정책에 대한 방향을 미리 알리는 방식

(4) 국채매입

은행이 화폐발행을 늘리고 국채를 매입하면서 통화량을 증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란

  • 본원통화는 한국은행이 신용을 근거로 찍어낸 돈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갚아야하는 부채에 해당
  •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의 국채를 매입한 경우의 통화량 이동경로: 한국은행의 본원통화를 100만큼 창출(한국은행 부채 +100) ➡ 시중은행이 갖고 있는 국채 매입(시중은행: 국채자산-100/ 현금 +100, 중앙은행: 국채자산+100) ➡ 시중은행은 늘어난 현금 100으로 가계 대출 혹은 지급준비금으로 중앙은행 예치
  • 한국은행이 시중은행 외 금융기관에서 국채를 매입한 경우의 통화량 이동경로: 한국은행의 본원통화를 100만큼 창출(한국은행 부채 +100) ➡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국채 매입(금융기관: 국채자산-100/ 현금 +100, 중앙은행: 국채자산+100) ➡ 금융기관은 늘어난 현금 100을 시중은행에 예금으로 예치 ➡ 금융기관은 예치금을 가계 대출 혹은 지급준비금으로 이용

  •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면 프라이머리 딜러를 가진 금융기관은 의무적으로 정부의 채권을 매입하여 유통시장(sencondary market)에서 거래
  • 연준이 채권을 거래하는건 유통시장
  • 시중금융기관은 시중은행,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각 국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사례를 간단하게 살펴볼까요?​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미국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 미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였고 초저금리 정책을 병행했습니다.

미연준 홈페이지(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bst_recenttrends.htm), 미연준의 대차대조표 동향

 
2009년 3월 QE1을 시작하여, 이후 QE3까지 6년에 걸쳐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풀었고, 2014년 양적완화를 종료한 상태로 최근에는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 대차대조표에서 볼 수 있듯, 미연준의 자산이 2008년 이후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미연준이 보유한 국채자산이 상승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이전에는 금기로 인식되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널리 사용됨을 알 수 있습니다.
 
ECB는 디플레이션해소와 내수경기부양을 목적으로 2014년 3월 매월 600억유로의 자산매입을 발표하였고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인하하여 낮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초 계획했던 양적완화 기간은 작년 말이었지만 현재 연장된 상태로 자산매입의 규모도 커진 상황입니다
 
BOJ 또한 불황타개를 위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지속 중에 있습니다. 채권 매입을 통해 연간 통화량을 80조엔으로 확대하는 QE를 지속하고 10년만기 국채 금리를 0.1% 안팎에서 관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타개하기 위해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을 가장 먼저 시행한 국가입니다. 일본의 양적완화 실시 배경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의 기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19579947#home)

[[세상읽기] 비전통적 통화정책도 경제정책이다

김영욱금융연구원 상근자문위원양적완화를 맨 처음 시작한 나라는? 2009년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도입한 미국일까? 답은 일본이다. 2001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잃

www.joongang.co.kr](https://www.joongang.co.kr/article/19579947#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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