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35%씩 폭풍성장…최태원 이어 대기업 줄줄이 진출하는 이 시장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대체육' 시장에 국내 주요 그룹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4일 GS그룹은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GS벤처스가 친환경 대체육 개발업체 '에스와이솔루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에스와이솔루션은 식물성 원료를 독자 기술로 배합해 풍부한 육즙을 지닌 대체육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월에는 GS리테일이 농심 계열인 태경농산과 협력해 GS25 편의점에서 대체육 간편식품 6종을 선보였다.

SK그룹은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체육과 발효 단백질 아이스크림, 세포배양 연어살 등을 소개하며 대체식품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SK(주)는 2020년 대체 단백질 선도기업 퍼펙트데이를 시작으로 네이처스 파인드, 미트리스팜 등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대체육 시장에 주목하면서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대체육 스타트업 뉴에이지미츠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 최초 세포배양 생산 공급업체인 핀레스푸드와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 다나그린 지분을 확보했다.

대체육이란 가축을 도축해서 얻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기존 육류를 대체하는 식품을 말한다. 크게는 △대두나 완두에 섬유질과 오일 등을 배합하는 식물성 단백질 대체육(PBM) △동물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세포를 분화·증식시켜 얻는 동물세포 추출 배양육(CBM) △미생물의 유기화합물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발효 단백질 등으로 나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체육은 고기 맛을 흉내낸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핏물·육즙·지방까지 재현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이나 맛을 제공하는 제품이 본격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방지와 동물복지 등을 위해 '착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대체육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18년 67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서 2025년 509억달러(약 69조9400억원)로 연평균 34% 성장할 전망이다. AT커니는 세계 육류시장에서 대체육 비중이 2025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 60%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재료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50년쯤에는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해 식재료 생산량이 현재 대비 50%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대체육은 생산공정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육의 5% 수준에 불과해 2030년에는 대체육을 통해 세계적으로 7억4000만t의 탄소배출 저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대체육 투자에 나서는 건 ESG(사회·책임·투명경영)의 방편이기도 하다. 가축을 사육하면서 배출되는 탄소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다 보니 기업들이 친환경 분야 투자의 일환으로 대체육 시장에 관심을 보이며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의 대체육 사업과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론칭한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푸드테크 기업 지구인 컴퍼니·HN노바텍과 협약을 체결한 뒤 해외 대체육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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