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분석

시장분석

  • 전방시장의 종류: 기존 디램으로 대표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엔드유저가 기업인 B2B 시장이었지만, 개인용 PC의 보급으로 인해 B2C의 전방시장이 개화하기 시작
  • 전방시장의 규모: 말할 것도 없이 개인용 PC시장의 규모가 가장 거대

고객분석

  • KBF: 기존 B2B시장만을 고객사로 하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KBF는 성능 이였을 터. 하지만 B2C의 전방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하면서 메모리반도체의 핵심 KBF는 성능 에서 가격으로 옮겨가기 시작.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변화하는 전방시장과 KBF를 읽지 못하고 가격이 아닌 성능을 고집하면서 가격을 중심으로 전략을 짠 한국과 대만 업체들에게 마켓쉐어를 잠식당하기 시작.

경쟁분석

  • 메모리 반도체는 일정수준의 스펙만 만족하면 제품 간의 차별성이 존재하지 않음.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같은 스펙이더라도 설계에 따라 성능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성 존재. 결국 메모리 반도체는 KBF가 가격으로 수렴하는 시장임.

기사본문

D램 시장 80%를 장악했던 日 업체들이 몰락한 이유는?

과잉품질 및 과잉성능에 집착해 시장 흐름 놓쳐
삼성은 마케팅 및 시장조사 통해 적절한 제품 공급
원가 경쟁력도 삼성이 크게 우위

 
반면 1980년대 후반 PC 시대가 도래하며 수율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한국업체들이 비상한다. 한국은 3년 보증 PC용 D램을 값싸게 시장에 내놓은 반면 일본은 여전히 고품질에 집착해 1998년 시장 1위를 한국에 내주고 만다. 대형 컴퓨터 시장에서는 일본 업체 점유율이 높았지만 PC 시장에서는 낮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설비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에 집착한 반면 한국은 기존 장치를 보다 길게 사용케 하는 요소기술, 적은 마스크 및 공정수로 생산기간을 줄인 인티그레이션 기술, 높은 수율이 가농토록 한 생산기술에서 앞서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일본이 압도적으로 컸다. 2004년기준 메모리 반도체 비용 구조를 보면 전공정에서는 △재료비(5%) △노동비(5%) △변동경비(9%) △감가상각비(40%) △기타비용(12%)이 후공정에서는 △패키지재료(2%) △인건비 변동비(4%) △감가상각비 및 고정비(23%) 등이 각각의 비용을 차지한다. 관련 수치에서 나오듯 반도체 장비의 감가상각비가 전체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우수한 인력풀도 가격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저자는 일본업체와 인텔의 경우 공정 과정 시 방점을 두는 부분도 다르다고 지적한다. 일본 업체는 공정 구축시 반도체 성능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반면 인텔은 세트 원가를 보고 반도체 원가 및 가격 등을 결정해 공정을 구축한다. 즉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의 제품을 인텔이 내놓는 반면 일본 업체들은 고품질의 제품이 수요를 창출할 것이란 그릇된 신념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일본은 또 개발부서와 양산부서가 분리돼 있으며 개발부서가 훨씬 우대받는 환경인 반면 인텔은 이들을 동등하게 대우하며 당연히 수익이 없으면 인센티브도 주지 않는 구조다. 특히 삼성의 경우 개발과 양산 부서로의 이동이 자유로우며 수백여명의 전임 마케터 등이 현지 시장에서 어떤 반도체를 무슨 용도로 만들면 좋을 지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전략마케팅 팀에 보고한다. 특히 가장 우수한 인재는 연구보다는 마케터로 발령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 맞춤한 제품을 값싸고 빠르게 내놓는 삼성을 일본업체들이 따라갈 수 없는 셈이다.
 
저자는 일본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합병 등의 공격적 경영 판단을 내렸지만 이 또한 조직 융합의 어려움으로 실패했다는 입장이다. 1993년 후지츠와 AMD가 합작사 스팬션을 설립했으며 1999년에는 NEC와 히타치가 엘피다 메모리를 설립했다. 2002년에는 NEC 일렉트로닉스가 분사했으며 2003년에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시스템온칩(SoC) 합작사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설립된다. 2008년에는 후지츠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분사가, 2009년에는 엘비다메모리와 대만 메모리 3개사 간의 협의가, 2010년에는 NEC일렉트로닉스와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간의 경영 통합 등이 진행됐다. 특히 2001년에는 12개 일본 업체와 삼성전자 1곳이 참여한 반도체첨단테크놀로지(Selete·아스카프로젝트)가 결성됐는데 타 업체들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반면 삼성전자는 알루미나 옥사이드·하프늄옥사이드 성막 방법을 D램 커패시터 절연막에 적용하는 성과를 낸다. 한때 ‘패스트팔로어’였던 삼성이 ‘초격차’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도움닫기 역할을 일본 업체들이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해 준 셈이다.  

저자는 NEC와 히타치간 통합으로 설립된 엘피다메모리의 실패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 부재 △투자금을 모회사에 의존해 낮은 자치권 △기술 혼란을 막기 위한 흡수 합병 등의 대체 전략 부재 등을 꼽았다. 저자는 “일본 반도체 업계의 저수익 구조는 1980년대 중순 일본 반도체의 황금 시대부터 변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일본 반도체 업계가 과잉기술, 과잉품질이라는 병이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QWSA7IU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