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ROA, ROIC에 대해 알아보자 ①

2015/10/12 08:38AM

 

요약

  • ROE는 자본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 ROE는 투자의 수익성을 알려준다.
  • ROE는 서로 다른 업종간의 수익성 비교를 가능케 한다.
  • ROE는 자본의 성장성을 알려준다.

 

필자는 지난 칩스앤미디어 분석글 서두에 ROE, ROA, ROIC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칩스앤미디어의 경우 이들 수치가 높았기 때문에 관심이 가서 분석을 하게 된 케이스이다. 이렇듯 필자의 경우 ROE가 높다면(혹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일단 호기심이 생기고 분석하고픈 욕구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ROE가 도대체 무엇인가?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그것의 원인과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ROA와 ROIC에 대해서도 공부해보자.

 

ROE(Return On Equity)를 dry하게 정의한다면 ‘순이익/자본’이다. ‘순이익’은 기업을 영위하며 최종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말하고, ‘자본’은 사업을 하기 위해 자기가 투자한 금액을 말한다. 즉, ROE를 다시 풀어 쓰면, ‘자기가 투자한 금액 대비 얼마의 돈을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낸다. 이는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예를 들어, 우산 가게를 차린다고 해 보자. 우산 가게를 차리는 데 1000만원의 자본이 들어갔고, 한 해 동안 열심히 일을 해서 100만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면, ROE는 몇 프로겠는가? 정답은 10%다(벌어들인 돈 100만원/투자한 금액 1000만원). 자본 효율성이 10%인 것이다. 매우 간단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찌하여 ROE에 집착하는가? 바로 ROE가 투자금의 수익률을 나타내주기 때문이다. 앞서 우산 가게를 다시 생각해보자. 1000만원을 투자해서 첫 해 100만원의 돈을 벌어들였다(ROE 10%). 투자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1000만원을 투자해서 1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므로 1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투자수익률 10%)고도 할 수 있다(투자 대상을 적정 가격에 매수했다고 가정). 즉, ROE 10% = 투자수익률 10%가 되는 것이다.

 

다음 두 기업을 비교해보자.

(강원랜드 수익성비율, 단위: %, 출처: 다음금융)

 

(LG생활건강 수익성비율, 단위: %, 출처: 다음금융)

 

강원랜드의 5년 평균 ROE는 16%이고, LG생활건강의 5년 평균 ROE는 28%이다. 투자 대상을 적정 가격에 인수했다면, 1년 후 강원랜드의 투자수익률은 16%, LG생활건강의 투자수익률은 28%가 될 것이다. 이 경우에 필자는 당연히 LG생활건강에 투자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그만큼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매수할 수 있을 것이고, 비싼 값을 지불한 만큼 투자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다.)

 

필자가 ROE를 중요시하는 두 번째 이유는 ROE를 통해 서로 다른 업종간의 수익성을 비교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내주는 지표는 ROE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ROE보다 더 잘 알려진 영업이익률이나 순이익률도 특정 사업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이다. 하지만 업종의 특성에 따라 이들 이익률의 수준은 달리 포진하게 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비교해보자. 대형마트는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박리다매)하여 이익을 거두고, 백화점은 값비싼 제품을 소량으로 판매(후리소매)하여 이익을 거둔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순이익률은 낮고, 백화점의 순이익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백화점이 대형마트보다 수익성이 우월한가? 그렇지 않다. 사업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순이익률 비교는 무의미하다. (동종업계 기업간의 비교는 유의미하다.) 그렇다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간의 수익성 비교는 불가능한가? 아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지표가 ROE이다. ROE는 투자금을 기준으로 수익성을 판별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들을 비교할 수 있다.

 

강원랜드와 LG생활건강을 다시 한 번 비교해보자.

(강원랜드 수익성비율, 단위: %, 출처: 다음금융)

 

(LG생활건강 수익성비율, 단위: %, 출처: 다음금융)

 

강원랜드의 5년 평균 순이익률은 26%인데 반해, LG생활건강의 순이익률은 8%이다. 그렇다면 강원랜드가 LG생활건강보다 수익성이 뛰어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순이익률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두 회사간의 ROE를 비교해보면 동등한 선상에서 두 기업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LG생활건강(28%)이 강원랜드(16%)보다 높은데 이는 곧 동일한 자금을 투자했을 때 LG생활건강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익성이 더 높다는 말이다.

 

한편, ROE는 수익성 지표일 뿐만 아니라 성장성 지표이기도 하다. ROE 10%짜리 우산 가게를 떠올려보자. 어느 날 그 옆에 ROE 20%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새롭게 오픈을 했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도 초기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ROE가 20%이니 1년 후 200만원의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이제 1년 후 우산 가게와 아이스크림 가게의 총자본을 비교해보자. 우산 가게는 초기 투자금 1000만원에 우산을 팔아 100만원을 벌어들였으니 총 1100만원의 자본이 생겼다. 초기 자본 1000만원 대비 10%가 성장한 것이다(자본성장률 10%). 아이스크림 가게 역시 초기 투자금은 1000만원으로 우산 가게와 같으나 아이스크림을 팔아서 200만원을 벌어들여 총 1200만원의 자본이 생겼다. 이 때 자본성장률은 20%가 된다. 여기서 ROE와 자본성장률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산 가게는 10%, 아이스크림 가게는 20%). 즉, ROE를 통해 주주의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자본의 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강원랜드의 5년 평균 ROE가 16%라면, 지난 5년간 약 16%씩 자본이 성장해왔다는 이야기이다. LG생활건강은 28%씩 성장해 온 셈이다. (연도별로 차이가 있지만 단순 평균했을 때 수치이고, 배당은 감안하지 않은 심플한 해석이다.) 당연히 시장에서는 성장성이 더 높은 LG생활건강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ROE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ROE는 단순히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가를 알려줌과 동시에, 적정가격에 매수했을 때의 투자수익률을 가늠하게 해주며, 서로 다른 업종간의 수익성 비교를 가능케 하며, 자본의 성장성을 알게 해주는 다방면으로 유용한 지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ROE라는 것은 PER, PBR이라는 개념과 함께 고려해야 보다 정확한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추후에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고, 기회가 된다면 왜곡된 ROE라는 주제도 다뤄볼 계획이다. 하지만 먼저 ROE의 원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ROA와 ROIC에 대해 이야기 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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