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중요한 이유
배경
무엇이 스스로의 인생에서 의미있는 것인지 고민이 많아졌다. 이 고민은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관둘지 말지를 망설이게 한다.
나는 묻는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나의 인생 전반에 있어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지. 앞으로 수십년을 이렇게 해나갈 수 있을지. 일년 뒤에 죽게 되는 시한부의 인생을 살아도 지금처럼 회사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해 보면 좋아' 라는 말에 별다른 반발심 없이 '그렇다' 라고 받아들여 왔다. 오늘은 여기에 스스로의 납득을 더하는 시간.
왜 중요한 걸까?
百見而不如一行
경험의 뿔 : 높은 곳에 있는 경험의 종류일 수록 망각률이 높고, 낮은 곳에 있는 경험의 종류일 수록 망각률이 낮다. 즉, 낮은 곳의 있는 경험을 할 수록 쉽게 잊지 않는다. 경험의 뿔, 플레이의 가치를 말하다
경험의 뿔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의 종류를 망각률을 기준으로 분류한 피라미드다. 피라미드의 높은 곳에 있는 경험의 종류일 수록 망각률이 높고, 낮은 곳에 있는 경험의 종류일 수록 망각률이 낮다. 즉, 낮은 곳에 있는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될 가능성이 높은 경험이다.
개발을 하다보면 기적적인 순간이 있다. 새롭게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를 검증할 때에, 도큐먼트만 보고 있으면 자괴감이 들만큼 모르겠다가도 듀토리얼을 보며 한 줄 한 줄 손으로 따라 치다보면 금새 이해 간다. 이는 눈으로 읽는 것과 손을 움직이는 것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실수다. 그러나 이 두 방식이 몸에 주는 지식의 무게감은 아예 다르다. 경험의 뿔에 의하면, 도큐먼트를 보고 읽는 것은 가장 망각률이 높은 읽기에 해당하며, 듀토리얼을 보고 따라하는 것은 가장 망각률이 낮은 실제 체험에 해당한다. 코드는 제발 읽지말고 손으로 쳐보라는 선배님들의 충고는 과학에 근거한 조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이라는 말도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경험의 뿔에 의하면 읽고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백견이 불여일행百見而不如一行이라는 말은 진리에 가깝겠다.
실제 체험은 효과적이지만 단점도 있다. 이는 물리적인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든다. 실제 체험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다. 또한 추상적인 이론과 같은 것들은 실제로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 필요한 방법이 피라미드 상위에 분포하는 방법들이다. 읽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추상적인 이론을 경험하는 데는 읽기만한 방법이 없다.
보통 실제 체험에 해당하는 경험이 일반적 의미의 경험으로 불린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영상을 보는 것 모두 경험에 해당한다. 실제 체험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자신이 관심있는 책을 읽는 것, 유투브를 보는 것,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실제 체험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경험을 통한 시야의 확장
위 그림은 각 경험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가설이다!) 검은점은 경험에 의한 창조된 생각이다. 각 생각은 어떠한 연관성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생각은 그 생각이 창조된 환경에 맞추어 특정 범주에 속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쌓은 경험은 회사경험이라는 울타리 안에 속하며, 그림 그리기라는 취미생활을 통해 획득한 경험은 취미 울타리 안에 속하고, 책을 읽음으로써 획득한 경험은 독서 울타리 안에 속한다. 이때 각 울타리를 클러스터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때 나는 낚시라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로 한다. 이 경험은 낚시 클러스터를 이루고 생각을 만들어낸다. 즉, 새로운 클러스터가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경험을 통한 시야의 확장이다.
경험은 생각을 낳고, 다른 생각은 서로 융합해서 또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
생각의 상호작용은 한 클러스터의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기 다른 클러스터가 상호작용을 하며 만들어 내기도 한다. 위의 그림에서 빨간점은 다른 클러스터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새로운 생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지인 중 한 명은 속한 말로 헌팅에 유능하다. 그는 여성의 마음을 금새 캐치하고, 그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 좋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배울 것은 있는 사람이다. 그는 헌팅이라는 클러스터에서 쌓은 생각들을 자신의 일이라는 클러스터와 기가막히게 연결시킨다. 영업직에서 일하는 그는 고객을 헌팅한다. 여성을 유혹할 때 배운 생각들이 고객을 유치하는데 있어서도 효과적으로 이용되며, 그 연결고리는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의문점
경험은 반드시 생각을 만들어내는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왜 그런지 원인을 파고들어가는 사고연습이 필요
경험은 반드시 올바른 생각을 만들어내는가
경험에 의해 생성된 생각이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또 그 의미가 칸트의 정언명령에 부합하는지 자기 비판이 필요
더 많은 클러스터가 좋은가, 한 클러스터의 더 많은 생각들이 좋은가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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