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트렌드캐치 데이 덕분에 서울 머니쇼를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후기 공유드려요:)

서울머니쇼는 부동산・주식・채권 등 자산 시장의 트렌드나 거시 경제에 대해 국내 명사들을 모시고 강연하는 자리입니다.

어머니 나이뻘 분들이 가장 많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강의 들으시면서 소중하게 한 자 한 자 기록하는 모습을 보고 삶에 대한 동기부여도 많이 되었던 시간이었어요.

Macro 경제는 투자뿐만 아니라 소매업이나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금 지루하지만 중요한 이슈일 것 같습니다.

연사들이 강조했던 몇 가지 재밌었던 내용을 공유드릴게요.

첫번째는 2년 내 글로벌 금융 위기 가능성 낮다는 반가운 전망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단어는 뭔가 복잡하고 우리 생활과 관련 낮은 개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발생하게 되면 저희의 생계를 위협하는 무서운 녀석입니다. (기억 못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98년 외환위기, '08년 금융위기 모두 신흥국 및 미국의 금융 위기로 촉발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일자리를 잃으시고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했습니다. 제가 8살 때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어느 날부터 아버지가 저랑 하루종일 놀아주시기에 마냥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IMF로 아버지가 실직했던 걸 알았던 건 한참이나 뒤였죠. 만약 '24년에 그러한 위기가 온다면 이번엔 저희 부모님이 아니라 저희가 실업자가 될 수도 있겠죠 ㅠㅠ


제가 무척 겁났던 것도 코로나 시기 미국 정부 및 중앙은행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수준의 자금이 대출을 통해 은행권과 기업 및 가계로 뿌려지면서 어느 한 곳의 상환 불이행이 발생하면 이거 크게 터지는거 아니야라는 것 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미국 기업과 가계의 지표를 확인해보면 순이익이 이자비용 보다 높은 상태로 재무 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제발 뭔 일 좀 없으면 좋겠습니다:땀:

두번째는 중국 경기 침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는데요.
현재 중국은 GDP의 30% 이르는 부동산 경기가 매우 악화되면서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받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자 당연히 누군가는 사줄줄 알고 빚져서 아파트를 마구마구 지었는데, 부동산 가격 폭증으로 버블이 심화되자 개개인이 높은 대출을 받아도 도저히 못사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어째 한국이랑 비슷하죠? 그런데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부동산 공부를 하시다보면 PIR이란 용어와 만나실 수 있을 텐데요. PIR이란 평균주택가격을 평균소득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현재 한국 수도권의 PIR 지수는 30.8 정도로 30.8년을 뼈빠지게 일하고 한푼도 안쓰고 저축해야 겨우 집한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됩니다. 그런데 중국의 주요 도시 PIR 지수는 무려 상하이 46.6, 베이징 45.8, 홍콩 44.9 수준으로 일본 버블 시기의 PIR 지수보다도 높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일본 버블 시기 때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었을 정도의 가격이었다고 하죠)

여튼 3명 중 1명은 부동산 관련업에 종사를 하고 있었는데, 주요 건설사가 파산할 위기에 처하고 당연히 일거리도 없다보니 소비가 줄고 이는 기업 이익 악화와 투자 감소로 연결돼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위기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부채율과 부실대출증가율입니다. 부채는 이자비용 부담으로 경제주체의 소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못 갚았을 때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중국 가계의 부채 대비 가처분소득은 '23년 미국을 앞질렀고요, 부실대출 증가율도 '13년 500B위안 -> '23년 3,500B위안으로 큰 폭 확대되며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금 다행인 건 영리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의존성이 높은 경제에서 탈출하고자 신성장 제조업 위주로 모멘텀을 쌓아가고 있다는 건데요.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가 대표적인 신성장 제조업입니다. 부동산 산업 向 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 역성장 중인 반면, 제조업 向 대출은 '20년3월 15% -> '23년9월 38.2%로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중국과의 관련성이 매우 높은 국가입니다. 최근 미중 간 대결구도・중국의 산업발전으로 인한 한국 산업과의 경쟁구도로 인해 중국 向 수출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22년 전체 수출 중 중국 22.8%, 미국 16.1%로 중국은 최우선 경제 우방국입니다. 빨리 중국 경기가 회복되서 브랜든도 마켓올슨도 이퀄베리도 중국으로 팔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활짝_웃는:

세번째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앞으로 2 ~ 3년간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 같다는 전망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물가 때문인데요. 중앙은행은 일명 기준금리로 불리는 금리를 조정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2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물가와 고용률입니다. 물가가 계속 높게 유지되니 금리를 높여서 사람들이 돈을 못쓰게 하려는 것입니다.

금리가 높으면, 경제주체들은 힘들어집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계부채가 가장 높은 국가인데요. 가계 부채 중 80%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특히 한국이 금리에 취약한 구조인 이유는 막대한 금액의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형이라는 점입니다. 즉 금리가 높으면 주담대의 이자도 높아져 삶이 팍팍해지죠. 기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사업을 해야하는데 이자 비용이 높으니 섣불리 대출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며칠 전 편의점에서 2L짜리 생수를 사려다 깜짝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물 한 통이 1,950원이더군요. 겨우 6개월 전만 하더라도 1,1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ㅠㅠ 살기 너무 힘듭니다. 빨리 물가도 금리도 좀 내려갔음 좋겠어요.:기도: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금리 수준이 과거처럼 2%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하니 불행 중 다행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낮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금리 수준이 낮은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물가가 낮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장래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로봇과 AI로 대표되는 IT 기술 혁명입니다. 요즘 Chat GPT 누구나 많이 쓰시죠? 이러한 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퍼져가면서 노동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라 인력이 많이 필요없어지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디즈니가 2시간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500명이 일러스트가 5년 동안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AI 일러스트 엔진을 활용하면 50명의 인원으로 1년 만에 완성을 할 수 있다는군요.:벌린_입:


기술 발달로 노동생산성이 증가하면 고용이 필요 없어져 실직하는 개인이 많아지고 이는 개인의 소비가 감소하므로 총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구요. 또한, 공급적 측면에서 싼값에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다보니 총공급은 많아져 자연스럽게 물가가 하락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죠.

이는 실제 데이터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혁신 발생한 '92 ~ '00년 노동생산성은 연간 2.6% 상승했는데요. AI 혁신으로 대표되는 '20 ~ '23년의 기술혁신 기간에는 노동생산성이 연간 4% 상승했다고 합니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들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현명하게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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