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에서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겠다.”
 
지난달 26일, 런던에서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온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한 말이다.
 
최근 은행권의 인수, 합병(M&A) 이슈가 불거지며 자주 볼 수 있는 단어가 SI(전략적 투자자), FI(재무적 투자자)다. 전략적 투자자란 뭘까? 또 재무적 투자자와는 어떻게 다른 걸까.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s)는 기업이 인수, 합병을 하거나 대형 개발 사업 등을 벌일 때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이들은 실제로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이다.
 
SI는 자신들의 자본과 자원 및 역량 등을 적극 활용해 투자하는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보통 인수하는 기업과 업종이 같거나 비슷해 상호협력 관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SI가 된다.
 
해외 SI를 유치했다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지난 2004년 쌍용자동차 채권단은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단지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이유로 지분 80% 가량을 매각했다. 그 결과 상하이차는 단 5억 달러에 쌍용차 기술을 모두 흡수하고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경영권을 포기했다. 이른바 ‘먹튀’ 행태였다.
 
이와 달리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s)경영권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차익만을 노린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 합병할 때 부족한 자금을 지원해주고, M&A를 통해 인수된 기업의 경영이 정상화되거나 개발 사업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배당금이나 원리금 형태로 수익을 얻는다. 은행이나 증권사·보험사·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와 공적기관들이 주로 FI가 된다. 즉, 차익 실현이 목적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손해를 피하기 위해 FI에 과도한 풋백옵션(주식 등 자산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이나 확정이율 등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다.
 
경영실패로 인수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해 주식 값이 떨어질 수도 있고 개발사업이 실패하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FI는 지원하는 기업 측에 풋백옵션 등의 보증이나 담보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기도 하는데 가끔 과도한 조건을 내걸어 문제 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FI에 과도한 풋백옵션을 걸었다가 결국 워크아웃의 길을 걸었다. 금융위기 후 대우건설 주가가 턱없이 하락하면서 과도한 메리트로 인한 차입금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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