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사령탑'이라고? 글쎄올시다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그나마 미국은 통화량 관리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통화량 증가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시장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기현상 때문인데, 여기에는 금감원의 시중은행들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M2가 줄어드는 미국 vs 오히려 늘어나는 대한민국

먼저 그래프를 보자. 아래 그래프는 지난 5년 동안 미국의 M2(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예금 등의 본원통화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양도성 예금증서를 더한 광의통화를 의미) 추이를 보여준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거의 수직으로 21조 8400억 달러까지 폭증했던 M2가 2022년을 정점으로 꺾여서 내려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M2 증가율이 감소하는 정도가 아니라 총량이 줄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출처 : FEDERAL RESERVE]

 


지난 1년으로 좁혀서 월별로 보면 미국의 M2 감소세는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22년 5월 21조 7500억 달러이던 미국의 M2가 올 2월 21조 600억 달러로 거의 7000억 달러가 감소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9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액수다.


 

[출처 : FEDERAL RESERVE]

 


인플레이션 수출이라는 오명을 들을지언정 미국은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과 양적 긴축 등을 통해 통화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고, 통화량 감소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눅이는 데에도 일정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의 M2(평잔, 계절조정계열)는 2022년 2월 3662조 원에서 3월 3668조 원, 4월 3673조 원, 5월 3699조 원, 6월 3708조 원, 7월 3724조 원, 8월 3764조 원, 9월 3753조 원, 10월 3770조 원, 11월 3805조 원, 12월 3810조 원, 2023년 1월 3806조원을 거쳐 2월 3819조 원까지 추세적으로 증가 중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대한민국의 M2가 추세적 상승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준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통화량이 느는 이유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드라이브와 양적 긴축 등으로 통화량 감소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도 일정 정도 진전을 이룬 데 반해,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량이 계속 늘고만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단서 중 하나는 기준금리를 밑도는 시장금리다. 지난해 11월 연 5%대를 넘었던 예금금리는 최근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중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39개 중 38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 4% 미만이다. KB국민·NH농협·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가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인데 연 3.80%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비롯해 총 39개 상품 중 절반 가량인 19개 상품의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기준금리인 3.5%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은 연 3.0%였던 지난해 11월 초 당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1년 만기 금리는 연 5%가 넘었는데, 지난 1월 기준금리가 연 3.5%로 상승한 이후에는 오히려 4%대 아래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예금금리가 내려꽂히자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졌다. 현재 대출금리는 사실상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2021년 8월)하기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으로 하단 금리가 2021년 9월 말(3.220%)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토록 짧은 기간 안에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뚫고 내려간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시장금리가 이렇게 가파르게 내려간 건 경기침체(recession)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17일 기준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국고채 3년물(3.287%)과 5년물(3.284)은 기준금리와 0.2%포인트 이상 금리차를 보였고 10년물(3.349%)과 20년물(3.316%), 30년물(3.3%), 50년물(3.281%) 등 전 구간의 국고채가 기준금리에 못 미쳤다. 통상 추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 채권가격은 높아지고 채권수익률은 떨어진다. 국고채 금리가 이렇게 떨어지면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따라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긴다.

이상한 건 주요 대출금리의 하락 폭이 지표금리(대출·예금금리를 결정할 때 지표가 되는 시장 금리) 하락 폭보다 컸다는 점이다. 한 달 보름 전인 3월 3일과 비교하면 주담대 하단금리는 0.770%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 낙폭인 0.619%포인트(4.478%→3.859%)보다 0.151%포인트 컸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연 4.680~6.060%)도 0.740%포인트 낮아졌는데, 이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하락 폭(0.411%포인트)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쉽게 말해 시장금리의 하락 속도가 시장금리의 근거가 되는 지표들의 하락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그 이유는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의 구두 개입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난 3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3.3.23. 연합뉴스

 

 


이미 윤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며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 있고, 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를 향해 '이자 장사'를 비판하고 '대출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하나·국민·신한·우리은행을 차례대로 방문했고, 그때마다 각 은행은 '선물 보따리'처럼 0.3%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 인하 방안을 내놨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뚫고 내려오니 통화량이 늘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2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한 달 전보다 12조 7000억 원(0.3%) 증가한 3819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6조 8000억원 느는 데 그친 반면 주식·채권 투자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수익증권은 11조 1000억원 늘었다.

대출금리가 추락하자 주담대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권 주담대 잔액(800조 8000억 원)은 2월 말보다 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2월 은행권 주담대는 전월 대비 3000억 원 줄어 2014년 1월(-3000억원) 이후 9년 1개월 만에 뒷걸음쳤는데, 한 달 새 다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2조 3000억 원 줄었지만, 일반 주담대가 4조 6000억 원가량 늘면서 전체적으로 증가 전환했다. 실제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생애 첫 주택 매수에 나서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2021년 1월(33.0%)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였다.


시장은 이복현을 통화정책의 사령관으로 인식 중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높인 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 인플레이션은 한 번 형성되면 퇴치가 쉽지 않기에 압도적인 화력(?)으로 제압해야 한다. 가뜩이나 한국은 미국에 비해 통화정책이 완화적인데 금감원 등의 금융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을 지속해 시장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췄고 그 결과 통화량이 늘고 주담대 등의 대출도 증가 중이다.

통화량이 늘면 기대인플레이션을 꺾는 것이 한결 어려워진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시장금리 인하에 열심인 까닭이 대출이자 증가로 인한 서민가계와 한계기업들의 고통 가중을 덜어주기 위함인지 주담대 등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자를 낮춰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통화량을 바짝 조여야 할 타이밍에 결정적인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정법 체계에서 통화정책의 수장이라 할 이창용 한은총재는 직전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과도하다"며 시장에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은 "상반기 내에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시장금리의 움직임만 보면 시장은 대한민국 통화정책의 사령관을 이창용이 아니라 이복현으로 여기는 것 같다.

잉여에너지의 새로운 활용, Power To X(P2X)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Power To X(P2X)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눈이 쌓인 태양광 패널. 발전 효율에 치명적이다. 이 외 사막의 모레바람도 해결해야할 난제다.

전 세계는 현재 화석연료 고갈과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극심한 고통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 세계는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를 찾는 노력을 하였으며 신재생에너지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란 햇빛, 물,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여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이 있고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에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바로 간헐성입니다. 간헐성이란 태양광, 풍력 등 주요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통해 전기 생산을 할 때 날씨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특성을 말합니다. 이 간헐성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Power To X(P2X)란

수소, 메탄 등 저장 탱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잉여에너지를 다른 형태의 연료, 에너지 등으로 저장하는 Power To X(P2X) 방식이 생겨났습니다. 여기서 Power To X란 전기에너지를 기타 합성 연료 형태로 저장하는 방식인데요. 이때 저장 가능한 합성 연료로는 수소, 메탄 등과 같은 기체 연료와 메탄올, 경유 등과 같은 액체 연료, 그리고 암모니아, 포름산, 옥살산, 디메틸에테르, 에틸렌글리콜과 같은 유용 화학제품 등이 있습니다.

또한 Power To X에서 'X'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단어인데요. 에너지가 전환되고 저장되는 형태에 따라 Power To ammonia, gas, heat, hydrogen, liquid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에너지 전환 형태 중 가스 형태로 저장되는 P2G와 열에너지로 저장하는 P2H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P2G ; Power To Gas란

P2G는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이용하여 수소 또는 메탄 등의 연료를 생성하고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저장하거나 이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생성된 메탄을 저장하는 기술이죠. 메탄을 생산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를 천연가스로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P2G의 핵심 기술로는 수전해 기술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이 있습니다. 수전해 기술남는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의 생산과정에서는 공해물질의 배출이 없을 뿐더러 수전해를 통해 생산된 수소 연료는 이용 후에도 기타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고 물로 변환되어 친환경 연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해질의 종류 및 전기분해 방식에 따라 알칼리 수전 해법, 고분자 전해질 수전 해법, 고온 수증기 수전 해법 등으로 구분됩니다.

이산화탄소 메탄화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수전해 기술로 만든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으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이산화탄소 메탄화는 천연가스가 쓰이는 도시가스 등에 바로 사용할 수 있고, 화력발전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연료로 전환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X의 다른 형태인 P2H는 전기보일러, 히트펌프 등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열부분으로 연계하여 열에너지를 지역난방 사용자에게 공급하거나 저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기존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이 저감되며 효율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력시장 가격 신호에 따라 잉여전력을 이용해 열로 변환하며, 재생에너지와 집단에너지의 유연성 향상을 위한 전기보일러 제어기술이 개발돼 더욱더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공장 시설

신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인 덴마크는 에너지 녹색전환을 목적으로 시작된 유클란트 지역의 세 번째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다가오는 2025년까지 350MW 규모의 수전해와 20만 MWh 수소 저장고, 320MW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시설을 구축해 세계 최대 녹색 수소생산 공장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생에너지를 공기 압축 및 저장하여 터빈 발전을 하는 방안과 재생에너지를 수전해 기술을 사용하여 난방, 산업 모빌리티에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궁극적으로 산업용 수소 소비자를 포함, 완전한 P2X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P2X 기술개발 사업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19년도 예산안에 54억 1000만 원을 편성하였으며 21년까지 수소생산, 수소저장, 메탄화 등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23년까지 MW급 실증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

아직은 재생에너지의 활용 비율이 낮지만 매년 증가하는 잉여전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P2X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재생E 잉여전역, 열로 활용한다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33016

ESS만이 답이 아니었다? 재생에너지 불안정성의 돌파구, p2x기술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276

잉여에너지, 놀면 뭐하니?

https://blog.naver.com/kogasblog/222269171472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이 뭐길래

https://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02752338147252005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한다? P2G에너지 저장 기술

https://blog.naver.com/komipo_official/222057377024

미 국채 내다 파는 중앙은행들…왜

#전세계 각국 미 국채 7조5012억원 보유
#올들어 미 국채 2464억원 순매도
#한국 미 국채 189억 달러 순매도
#한국, 올들어 미 국채 감소폭 2위
#고강도 긴축에 역환율 전쟁 나서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전세계 주요국들이 최고의 안전자산이라 불리는 미국 국채를 내다팔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전세계 주요국 들이 강달러에 맞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 달러를 조달하는 ‘역 환율 전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는 7조5012억 달러로 지난해 말(7조7476억 달러) 대비 2464억 달러(3.2%) 줄었다. 2013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중국 금융불안 당시를 제외하고 해외의 미 국채 잔액은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강달러가 지속되자 전세계 주요국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해외의 미 국채 보유잔액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미국 외 개인이나 기업, 기관 등 해외로 이들의 미 국채 보유액은 7조5000억 달러다. 전체 미 국채 잔액의 30.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어 연준 5조9000억 달러(23.8%), 뮤추얼 펀드 3조7000억 달러(14.6%), 연기금 3조4000억 달러(13.5%) 등이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팔고,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오르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내다 판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미 국채 보유액이 1조687억 달러에서 올해 7월 말 9700억 달러로 987억 달러(9.2%) 줄었다. 중국은 2014년 이후 미 채권 보유액이 꾸준히 줄고 있다. 2014년 초 1조30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5월 9808억 달러로 1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도 올해 들어 697억 달러를 내다 팔면서 미 국채 보유액이 지난해 말 1조3040억 달러에서 올 7월 1조2343억 달러로 줄었다. 미 국채 보유 상위 3위국가인 영국 역시 지난해 말 6474억 달러에서 6346억 달러로 128억 달러 줄었다. 4위, 8위 미 국채 보유국인 룩셈부르크와 아일랜드도 각각 214억 달러, 571억 달러 순매도 했다.

전체 해외 미 국채 보유액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미 국채 보유액이 1312억 달러 였으나 올 7월 말 1123억 달러로 올 들어 189억 달러(14.4%)를 순 매도했다. 이로 인해 미 국채 보유국 16위에서 17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미 국채 보유 상위 20개국 가운데 5번째로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지난해 말 대비 감소폭으로는 아일랜드(17.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잇따라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 국채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달러 강세로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 달러를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에서 미 국채의 만기를 상환 받거나 매도에 나서면서 미 국채 잔액이 줄었다.

실제 올 들어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초만해도 96선이었지만 지난달 말 112선으로 오르는 등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 들어 17.3%나 올랐다. 지난달 28일엔 장중 114.745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미 국채 매수 여력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9월 무역수지는 37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지속했다. 원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인해 미 국채 보유잔액을 축소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 들어 20.3%나 하락했다.

 

미 국채 보유 1위 국가인 일본도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8월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조8173억 엔(약 27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국도 사상 최대폭의 무역적자를 기록중이다. 영국은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직후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열흘 만에 이를 다시 철회하면서 다시 상승중 이지만, 파운드화 약세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주요국들이 미국채 보유 잔액을 줄이고 있는 것은 통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무역수지 적자와 통화가치 약세는 미국 국채 매수 여력이 축소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영국, 일본 등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통화가치 하락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 수출국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는 노르웨이(+142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26억 달러), 쿠웨이트(+31억 달러) 등의 미 채권 보유액은 늘어났다. 다만, 이들 국가들의 미 국채 보유잔액은 전체 해외 보유액의 4% 내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각국이 외환시장을 개입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유동성이 좋은 자산인 미 국채를 팔고 있다”며 “그동안은 미 연준이 국채를 매입해 왔지만 양적긴축(QT)으로 인해 사줄만 한 주체는 없어지고, 파는 주체만 있다보니 미 국채 금리를 더 끌어 올리고 있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年 35%씩 폭풍성장…최태원 이어 대기업 줄줄이 진출하는 이 시장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대체육' 시장에 국내 주요 그룹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4일 GS그룹은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GS벤처스가 친환경 대체육 개발업체 '에스와이솔루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에스와이솔루션은 식물성 원료를 독자 기술로 배합해 풍부한 육즙을 지닌 대체육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월에는 GS리테일이 농심 계열인 태경농산과 협력해 GS25 편의점에서 대체육 간편식품 6종을 선보였다.

SK그룹은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체육과 발효 단백질 아이스크림, 세포배양 연어살 등을 소개하며 대체식품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SK(주)는 2020년 대체 단백질 선도기업 퍼펙트데이를 시작으로 네이처스 파인드, 미트리스팜 등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대체육 시장에 주목하면서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대체육 스타트업 뉴에이지미츠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 최초 세포배양 생산 공급업체인 핀레스푸드와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 다나그린 지분을 확보했다.

대체육이란 가축을 도축해서 얻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기존 육류를 대체하는 식품을 말한다. 크게는 △대두나 완두에 섬유질과 오일 등을 배합하는 식물성 단백질 대체육(PBM) △동물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세포를 분화·증식시켜 얻는 동물세포 추출 배양육(CBM) △미생물의 유기화합물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발효 단백질 등으로 나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체육은 고기 맛을 흉내낸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핏물·육즙·지방까지 재현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이나 맛을 제공하는 제품이 본격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방지와 동물복지 등을 위해 '착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대체육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18년 67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서 2025년 509억달러(약 69조9400억원)로 연평균 34% 성장할 전망이다. AT커니는 세계 육류시장에서 대체육 비중이 2025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 60%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재료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50년쯤에는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해 식재료 생산량이 현재 대비 50%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대체육은 생산공정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육의 5% 수준에 불과해 2030년에는 대체육을 통해 세계적으로 7억4000만t의 탄소배출 저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대체육 투자에 나서는 건 ESG(사회·책임·투명경영)의 방편이기도 하다. 가축을 사육하면서 배출되는 탄소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다 보니 기업들이 친환경 분야 투자의 일환으로 대체육 시장에 관심을 보이며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의 대체육 사업과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론칭한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푸드테크 기업 지구인 컴퍼니·HN노바텍과 협약을 체결한 뒤 해외 대체육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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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보는 독자 늘려라"…K웹툰, 美·日 지갑 털러 간다 [Digital+]

 
네이버웹툰 월간 8560만명 이용
한국 유료결제 비율 26% 달하지만
해외시장 전체로는 아직 10% 수준
수익성 개선 가능성 충분하다 판단
 
동영상·음원처럼 수익화 추진
2015년 요금제 출시한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수 3년새 5배
스포티파이, 45%가 유료구독
 
만화 종주국 일본, 거부감 적어 딱
라인망가 이용자당 3만5000원 써
인기 5위 내 모두 한국 작가 작품
네이버웹툰이 전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선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웹툰 생태계를 확장하고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조성하는 '규모 확장전략'을 펼쳐왔는데 최근 이 같은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전 세계 이용자가 1억명에 육박하는 등 충분한 규모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특히 일본과 북미 등 해외 이용자 규모가 국내 이용자의 4배에 달하지만 이들 시장에서 유료 이용자 비중은 국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수익모델 전환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전 세계 월간활성사용자 수(MAU·2분기 기준)는 85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MAU는 플랫폼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널리 쓰인다.

그간 네이버웹툰은 MAU 확대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웹툰 이용자와 창작자를 늘려 웹툰 생태계와 IP 밸류체인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온 이유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이용자가 1억명에 달하는 서비스는 수익화를 위한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자·매출 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결제이용자(PU·Paying User)'와 '이용자당 평균매출(ARPPU)' 수치다. 앞으로 웹툰 시장의 승부처는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네이버웹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간 웹툰 시장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내부적으로 전 세계 MAU가 충분한 규모에 도달했다고 보고 PU 규모와 ARPPU 증가에 집중하는 쪽으로 내부 전략을 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웹툰의 '본산지'로 이미 시장이 성숙화한 한국과 달리 일본, 미국, 유럽 등은 초기 단계로 전 세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이 26%에 달하지만 전 세계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10%에 불과하다. 일례로 네이버웹툰의 미국 MAU는 1500만명에 달하는데, 미국 이용자의 80%가 24세 이하의 젠지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구매력이 점차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PU와 ARPPU 모두 자연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ARPPU가 가장 높은 시장이다. 웹툰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통 큰' 소비자가 가장 많다는 뜻이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ARPPU(2분기 기준)는 각각 3만5000원, 4만8000원으로 한국(90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네이버가 2000억원을 넘게 들여 일본 전자책 업체 이북이니셔티브재팬을 인수한 배경에는 이북재팬의 높은 ARPPU가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사업 확장을 위해 공동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라인망가는 8월 인기 '톱5'에 오른 웹툰이 모두 한국 작품으로 K웹툰의 전 세계 확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사실 네이버웹툰의 '수익화' 행보는 앞서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세계적인 '슈퍼 플랫폼'의 공통적인 성장 공식이다. 유튜브는 2015년 '유튜브 레드'라는 이름으로 유료 요금제를 처음 내놓았고 2018년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이를 고도화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 수는 2018년 1000만명에서 2021년 5000만명으로 5배가 늘어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이용자 수 25억명 대비 2%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성장 잠재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선두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처음엔 무료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모았다. 이후 무료 구독자를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자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음원 스트리밍에 처음 적용해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구독자 수는 2015년 전체 이용자 중 29%에서 2021년 45%까지 늘었다. 현재 스포티파이 매출의 약 90%는 구독 수입에서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2012년 업계 최초로 '미리보기'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유료 회차를 기다려서 웹툰을 무료로 보거나, 결제를 통해 미리 볼 수 있는 모델을 한국에 적용한 것이다. 2019년 약 6000억원이었던 전 세계 전체 거래액이 2021년 1조원을 돌파한 데는 한국 시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콘텐츠 유료화를 정착시켜 작품 수익이 창작자에게 돌아가고 다시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돼 유통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 것이 웹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웹툰의 실적은 네이버 전체의 실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네이버의 2분기 콘텐츠 매출은 외형적으로 늘었지만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해외 마케팅비 집행 등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데 특히 웹툰·웹소설 사업 글로벌 확장이 마케팅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네이버웹툰이 선봉에 선 한국 웹툰 산업이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실제 수익성을 입증하면 최근 외환시장의 '강(强)달러' 흐름과 맞물려 '수출 효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번 보면 홀린 듯 다음화 결제…웹툰이 OTT보다 알짜


웹툰과 만화는 다르다. 웹툰은 모바일 스크롤에 최적화된 50~60컷의 디지털 만화를 의미한다. 이미지와 사운드 텍스트를 동시에 활용해 기존 만화보다 짧고 굵은 재미를 추구한다. 빠른 생산과 유통에 최적화된 포맷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상적으로 주 1편씩 연재되는데, 무료로 일부 회차를 보여준 후 유료로 다음 회차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수익화가 이뤄진다. 콘텐츠에 궁금증 유발 장치를 둬 독자 이탈률이 낮고 댓글을 통한 공유와 소통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을 양분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K웹툰' 영토를 넓히고 있다. 과연 웹툰은 동영상을 잇는 대세 포맷이 될 수 있을까.

미래에셋증권은 '모바일 시대 웹툰' 보고서에서 "국내 시장에서 웹툰은 수익모델 도입에 따라 '단순한 관심→트래픽 증가→결제액 증가'로 연결됐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 현상이 기대돼 한국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에게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 세계 엔터업계에선 웹툰을 젊고 트렌디한 주류 콘텐츠로 보고 있다. 미국 웹툰 이용자 중 80%가 24세 이하다. 웹툰 작가의 경우 평균 연봉이 3억1000만원(네이버 연재 작가 기준)에 달하는 고소득 직종으로, 유망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웹툰 시장에서는 플랫폼이 광고, 유료 결제, 지식재산권(IP) 판매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작가 등 콘텐츠 제공자에게 지급한다. 플랫폼의 흥망성쇠가 생태계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웹툰 플랫폼이 동영상이나 음원 플랫폼보다 수익화에서 우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웹툰 플랫폼은 장고 끝에 '부분 유료화'의 수익모델을 제시했다"면서 "유료 결제에 대한 심리적 장벽 때문에 소액 결제를 선호하는 이용자들 다수가 이에 쉽게 적응했고, 장기적으로는 정액제보다 더 우월한 건당 과금 수익모델이 예상보다 쉽게 안착됐다"고 평가했다. 웹툰 플랫폼이 광고 중심의 유튜브나 월정액 중심의 넷플릭스, 광고와 유료 모델이 혼합된 스포티파이보다 더 높은 ARPPU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황순민 기자]

 

`우후죽순` 태양광에 전력망 과부하 우려…한전은 투자 엄두 못내

 
 

과잉생산 따른 출력제어 조치
제주 올해들어 60여차례 발동
육지도 2027년 위험단계 진입

사상최악 적자 시달리는 한전
송배전 사업서 2조 절감 예고

◆ 태양광 난립 후폭풍 ◆

최근 수년 새 전국적으로 태양광발전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제주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전력 과잉생산에 따른 출력제어 조치(가동 중단 명령)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제주에서는 올 들어 태양광발전이 전력을 과잉생산하자 지난 4월부터 60차례가 넘는 출력제어 조치가 내려졌다. 육지에선 호남 등 일부 지역에서 과잉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수급 불균형에 대처해왔다.

문제는 100㎾ 미만의 소규모(소형) 태양광발전이 최근 5년 새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이 100㎾ 이상의 태양광발전은 내년 10월부터 감시·제어에 나서겠다고 부랴부랴 밝혔지만 소규모 태양광발전은 발전당국의 제어가 어려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전의 관리·감독을 피하려는 사례가 확산될 수도 있다. 예컨대 태양광발전 조성에 나선 전문사업자가 99㎾, 98㎾ 규모로 쪼개 개인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출력제어 조치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며 "올 들어 전력도매가격(SMP) 급등으로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져 소규모 태양광발전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고 전했다. 소규모 태양광발전이 급증하면서 100㎾ 이상의 태양광발전이 오히려 출력제어를 당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신재생 보급 확대 기조에 따라 태양광발전은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 유일 송배전 사업자인 한국전력은 사상 최악의 경영난으로 전력망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체계적이고 정교한 전력망(전력계통) 대책 없이는 수년 안에 '전력망 대혼선'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인프라 구축 등이 동반돼야 하는데 전임 문재인 정부는 태양광발전 보급 정책에만 중점을 뒀다"며 "그 결과 미래 세대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실무안)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 목표치는 2030년 21.5%에 달한다. 현재 발전 비중이 8%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8년간 신규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들어선다는 의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지난 7월 기준 14만2540㎿다. 2018년 12만352㎿, 2019년 12만8589㎿, 2020년 13만5224㎿, 2021년 13만9948㎿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태양광발전이다. 태양광발전은 호남 일대에 가장 많이 밀집돼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4397㎿), 전북(3867㎿), 경북(2799㎿) 순으로 많았다. 소규모 태양광발전 역시 전북(1685.7㎿), 전남(917.6㎿), 경북(757.3㎿), 충남(748.8㎿) 순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단계를 총 4개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3% 이내) △2단계(3~15%) △3단계(15~25%) △4단계(25~50%)다. 1~2단계는 신재생에너지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낮지만 3단계부터는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은 전국적으로 2단계에 있다. 다만 제주만 보면 3단계에 해당한다. 즉 전국이 3단계에 접어드는 순간 제주처럼 출력제어 조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전국이 3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은 2027년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태양광발전의 급격한 증가를 고려해 전력계통 운영·계획 체계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한다. 육지에서의 출력제어 조치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기상청과 협업해 실시간 기상 예측을 잘해야 태양광발전의 전력 과잉이나 생산 부족 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가 시간대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하루 전에 제출하고 오차율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저장시설(ESS) 등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백업설비를 확보하고,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인버터 계통연계성능개선 사업'도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전력망 보강과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비해 석탄·가스발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응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소요가 불가피하다. 특히 한전은 올해 역대 최악인 30조원대 영업손실을 예상하고 있어 전력망 구축 사업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자구 노력을 진행 중이라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전은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재정건전화계획안을 통해 송배전·배전사업에서 향후 5년간 2조원가량을 절감하겠다고 했다. 신규 건설 및 투자를 줄이거나 미룬다는 얘기다.

[송광섭 기자]

금리 장기하락 추세는
투자기회 축소에 기인
기업활동 제약 정책이
시장금리 더 낮출수도

 

1970년대 동네 어머니들 사이에 유행했던 계에선 보통 한 달 이자가 '3부'였다. 복리로 계산하면 연율 40%가 넘는다. 1990년대 상반기까지도 금리는 두 자릿수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고금리지만 그 이전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수준이었다. 그런데 요즘 예금 금리는 1%다. 은행에 천만 원을 맡겨도 1년 뒤에 이자라고 달랑 10만원 준다. 그러니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려 거품이 생긴다고 한다.

왜 이렇게 금리가 낮아졌을까. 한국은행을 쳐다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초단기 금리다.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일정 기간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금리 하향 추세를 한국은행이 주도한 것은 아니다. 시장금리의 대표 격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2% 안팎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

기준금리 이외에도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수히 많다. 인플레이션 기대, 위험 프리미엄, 금융상품 만기, 투자자 심리 등등. 그러나 궁극적으로 시장 전반의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그 경제에서 기대되는 투자수익률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야 사업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본인의 예금을 빼내거나 외부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기대되는 투자수익률이 금리보다 낮으면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외부자금을 끌어오지도 않는다. 그렇게 금리와 투자수익률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다.

그렇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가 점차 줄어들 때 금리는 어떻게 될까.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저축하고 있는데, 이 돈을 잘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창출해 줄 사업가가 부족하면 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하락해 온 배경이다. 과거에는 두 자릿수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나 이제는 낮은 금리에도 수익을 담보할 사업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자금시장에 '만성적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지금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잉여 저축' 혹은 '과잉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교란한다고 염려한다.

크게 볼 때 경제가 성숙해지면서 투자 기회가 축소되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가 그러한 '저성장·저금리'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음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정책은 내리막길에 있는 시장금리의 등을 떠미는 것과 같다. 국민의 소중한 저축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더욱 어려워지니 금리가 하락하고 자산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골치 썩여가며 사업할 돈 있으면 부동산 사 두는 게 낫다"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과연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성장세는 둔화되는데 자산시장 유동성만 넘쳐난다고 느꼈던 상황이 실물경제와는 무관했을까.

작금의 과잉 유동성 관련 논의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취해졌던 적극적 통화정책의 출구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기업의 역동성 저하라는 실물경제의 애로가 있다는 점 또한 상기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금리 정상화 여정의 핵심인 '정상적 기준금리' 수준은 결국 실물경제 투자수익률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가 아니다. 국민의 저축을 투자로 연결해서 수익을 창출해 줄 기업 부문이 위축된다면 시장금리의 하락 추세와 자산시장의 '과잉 유동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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