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거시경제학

채권수익률과 가격결정, 단기금리에서 장기금리로의 파생경로

iliosncelini 2021. 1.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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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의 가격은 현재 가치로 할인하면, 금리에 따라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추정 가능
  • 채권이자율(채권수익)은 아래 아티클에 실린 수식에 의해,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임
  • 즉,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현재가치(채권가격)는 하락하고, 채권가격이 하락하면 채권이자율은 상승
  • 따라서 채권이자율이 상승한다는 의미는 채권시장이 금리상승에 베팅을 하고 있다는 의미, 반대로 채권이자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금리하락에 베팅을 하고 있다는 의미
  •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므로 현재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장래에 사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싼값에 채권을 구매할 수 있고, 이는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짐
  • 반대로 현재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은 그만큼의 손해를 의미

채권수익률과 가격결정

지난 뉴스 한 토막,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그리스를 넘어 이탈리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4%를 넘어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채권은 무엇이고 채권금리(수익률), 채권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채권(bond, 債券)은 정부나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발행한 차용증서로 유통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되는 금융상품이다. 채권의 매력은 무엇인가? 발행자는 채권발행으로 거액의 자금을 일시에 조달할 수 있는 반면 매입자는 채권이 수익성, 안전성(특히 국채의 경우), 유동성을 고루 갖추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채권은 발행주체별로 국채, 금융채, 회사채 등으로 나뉘고, 만기에 따라 1년 이하 단기채, 1-5년의 중기채, 5년 이상의 장기채로 구분하며 이자지급방식별로 이표채, 할인채, 복리채, 영구채가 있다.
 
여기서는 가장 보편적인 이표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표채에는 만기상환금액인 액면가(par value),상환일(maturity), 표면금리(coupon rate)가 기재되어 있다. 표면금리는 연간 지급이자를 액면가로 나눈 비율로 연율(annual rate)이다. 이자는 일정기간(발행 후 3개월, 6개월, 1년 등)마다 분할 지급된다.
 
채권수익률(yield)에도 여러 가지 개념이 있지만 별도의 설명이 없는 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얻게 되는 만기수익률을 의미한다. 만기수익률은 시장상황에 따라 변하는데 채권금리라고도 부른다. 물론 채권에 기재된 표면 금리와는 다르다. 채권수익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권의 손익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채권수익은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매기 발생하는 이자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매입가격과 상환액(액면가)의 차이, 즉 자본이익(손실)이다. 채권을 액면가보다 싸게 샀다면 자본이익(capital gain)이 예상되나 비싸게 샀다면 자본손실(capital loss)을 볼 수 있다. 간단한 예로 1년 물이표채의 수익률을 생각해 보자. 이자는 1년 후 만기일에 액면가와 함께 지급된다고 할 때 수익률은 아래 식(1)과 같다. 오른쪽 첫째 항이 이자수익률, 둘째 항은 자본이익(손실)율이다. 식(1)의 채권가격은 유통시장에서의 매입가격으로 상환될 액면가와는 다르다.

내가 매입했던 가격과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의 증가율 또는 감소율에 계산되는 주식과는 다르게, 채권은 만기 때까지 보유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이익이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채권 수익률은 가격의 증가율이나 감소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채권에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리를 의미한다. 즉, 시장에서 채권을 싸게 사면 살수록 수익률이 오르고 비싸게 사면 비싸게 살수록 수익률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연간 이자와 액면가는 고정되어 있으므로 채권 가격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조정됨 )
 
아래의 예를 보자.
A가 1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100만원짜리 채권을 발행하여 1년 후 이자 5만 원과 함께 105만 원에 돌려준다고 하면, 이 채권의 액면가는 100만 원, 상환일(만기)은 1년, 표면금리는 5%이다. 그런데 채권 가격이 시장에서 95만 원으로 떨어진다고 가정을 하면, 이 채권을 95만원에 살 수 있게 되고, 만기가 되면 105만 원을 받게 되므로 투자 수익률은 약 10%이다. 만약 채권 가격이 105만 원이 된다면 1년 뒤에 돌려받는 금액 105만 원과 같기에 투자 수익률은 0%가 된다.

채권의 가격결정 요인

채권가격은 다른 재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채권가격과 채권수요, 공급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채권은 만기까지 받을 금액이 확정되어 있는 상품이므로 낮은 가격에 매입할수록 이익이다. 따라서 가격이 하락하면 더 많이 사고자할 것이므로 수요량이 증가한다. 반면 발행(매도)자들은 싸게 팔수록 손해이므로 가격이 하락할수록 매도물량(공급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그림>에서 보듯 채권가격과 채권량을 양축으로 하는 평면 위에 그린 채권수요곡선은 우하향하고 채권공급 공선은 우상향한다. 채권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A에서 균형에 이르고 이 때 균형채권가격은 P 0, 균형량은 Q 0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채권의 수요, 공급곡선이 이동하고 그 결과 균형채권가격 역시 변한다. 채권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이동시키는 요인은 무엇인가? 채권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이 시중자금사정, 신용등급, 신규발행규모 등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시중에 자금이 풍부하면(화폐 초과공급 상태) 사람들은 여유자금으로 채권을 매입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고 채권가격은 P₁로 상승한다. 아래 <표>는 주요 변수들의 변동에 따른 곡선의 이동과 채권가 격의 변동을 요약한 것이다.

채권가격과 수익률은 역관계

이쯤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 간에는 역관계가 존재한다. 이 둘의 역관계는 케인스의 화폐이론을 이용하면 쉽다. 우선 단순화를 위해 화폐 외에 다른 금융자산은 채권뿐이고 시장은 균형에 있다고 하자. 이제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시중 통화량이 증가하면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시장은 초과 화폐공급에 놓이고 사람들은 초과 화폐공급량을 다른 금융자산 즉 채권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채권수요가 증가하고 채권가격은 상승한다. 이자와 상환액이 정해져 있는 채권을 전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즉 채권가격의 상승은 채권수익률(채권금리)을 낮춘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초과 화폐공급 상태는 채권매입으로 해소되고 시장은 전보다 높(낮)은 채권가격(수익률) 하에서 균형을 회복한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는 결국 채권수익률 인하 나아가 시장금리 인하로 이어지게 된다.
 
채권가격과 수익률 간의 관계를 식(1)을 통해 보면 이자와 액면가는 불변이므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락)하면 수익률이 하락(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식(1)을 채권가격에 대해서 풀어도 결과는 같다. 식(1)에서 %를 소수점으로 표현하고 양변에 1을 더한 후 채권가격에 대해서 풀면 식(2)가 된다.

식(1)과 (2)에서 제시한 1년물 이표채의 수익률은 계산이 쉽다. 그러나 만기일이 길고 이자 지급횟수가 많은 장기채의 경우 여러 해 동안 이자지급이 이루어지고 만기상환 역시 상당기간 이후 발생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장래 현금흐름으로 표시되고 있는 채권가치를 현재가치(present value)로 전환해야 한다. 즉 채권수익률은 ‘매기 지급이자와 만기상환액(액면가)의 현재가치 ’와 ‘채권(매입)가격 ’을 일치시켜주는 할인율이며 식(3)으로 표현된다.

채권가격: 이자수익과 원금의 현재가치로 할인
∑P/Rf^n + P/(1+Rf)^n ※P는 원금

식(3)에서 n=1이면 1년물 이표채의 경우인 식(2)가 된다. 식(3) 역시 채권가격과 수익률 사이의 역관계를 보여 준다. 실제 채권시장에서 어떤 채권상품의 가격에 대한 수익률 계산은 식(3)을 이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위의 이해가 어렵다면 아래의 그림으로 쉽게 이해할 수도 있다.

결국 장기금리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 단기금리들의 평균값이므로, 미래의 기대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 장기금리도 상승할 것이고, 반대로 미래의 기대 단기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면 장기금리도 하락할 것이다.

장단기 이자율과 국채에 관한 Q&A

  • Q1 : 정부가 부족한 지출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경쟁입찰방식으로 대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면 시중 금리와 국채가격은 어떻게 될까
    • A1 : 당초 화폐시장이 균형에 있었다고 하자. 국채 발행자인 정부는 화폐 수요자임과 동시에 국채 공급자 이므로 화폐시장은 초과수요, 국채시장은 초과공급 상태가 된다. 국채가격은 하락하고 시장금리는 상승한다. 그러나 당초 시중 자금사정이 너무 풍부해 만성적 초과화폐 공급 상태에 있었고 국채를 대신할 다른 안전자산이 없다면 얘기가 다르다. 초과 화폐공급은 초과 채권수요 상태이므로 신규발행 국채를 그대로 소화해버릴 것이기 때문에 국채가격 하락이나 금리상승이 발생하지 않는다. 경제원리는 결국 수요, 공급의 원리인 것이다.
  • Q2 :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 A2: 10년 이상 채권금리가 대표적인 장기금리라고 할 수 있고, 1~2년 금리를 단기금리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컨트롤할 수 있는 금리는 단기금리 뿐이며 이를 기준금리라고 한다. 장기금리는 시장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미미하기는 하지만, 중앙은행의 단기금리 정책으로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는 하다. 장기국채 이자율은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 반영 되는데, 기준금리를 높이면 ->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 채권수익률이 증가하여 -> 장기채권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므로 -> 장기 국채시장의 수익률(장기금리)를 높이는 효과를 발생시킨다.